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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한국형 이모지' 실험..."뜻은 좋은데 쓰려니 한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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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한국형 이모지' 실험..."뜻은 좋은데 쓰려니 한숨 나온다"

입력
2022.03.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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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 반영한 이모지, 토스페이스 출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유니코드 왜곡 우려
토스 "문제점 지적 반영해 3월 말 재배포 할 것"

토스페이스 홍보 영상 중 일부. 토스 트위터 캡처

토스페이스 홍보 영상 중 일부. 토스 트위터 캡처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감정 그림 문자(이모지)를 두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토스는 토스페이스 홈페이지(https://toss.im/tossface)를 통해 3,600개의 감정 그림 문자를 공개했다. 무료로 배포되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상업적 이용도 가능하다. 현재는 Mac OS 내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형 감정 그림 문자 토스페이스?

기존 감정 그림 문자를 한국에 맞게 변경한 토스페이스. 토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

기존 감정 그림 문자를 한국에 맞게 변경한 토스페이스. 토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

소셜 미디어 사용자가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감정 그림 문자는 하나의 자기표현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감정 그림 문자를 조합해 나만의 그림을 만들 수 있는 이모지 믹스(https://tikolu.net/emojimix/) 사이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탁 봐도 뜻이 통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 그림 문자는 유니코드(컴퓨터에서 각국의 언어를 표현하기 위해 약속한 통일 체계)를 활용한 그림 문자다. 하지만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졌기 때문에 일본 문화가 반영된 그림이 많다. 토스는 기존의 감정 그림 문자를 한국화, 현대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본의 전통 술인 사케는 막걸리로, 컴퓨터 외부 저장 장치의 일종이었던 플로피 디스크를 클라우드로 바꿨다.


임의로 바꾼 그림에 소통 혼란 증폭

차례로 달러화,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를 입력했지만 토스페이스에서는 모두 원화로 표기되고 있다. 토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

차례로 달러화,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를 입력했지만 토스페이스에서는 모두 원화로 표기되고 있다. 토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

토스페이스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온도 차가 뚜렷하다. 깔끔한 디자인과 긍정적인 취지에 박수를 보내는 누리꾼들이 있는가 하면 비판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국제적으로 약속된 유니코드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각각의 문자마다 고유한 코드를 무시하고 임의로 그림을 바꾸면 도리어 소통에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소통의 오류는 장애인과 노인에게 컴퓨터 화면을 낭독하는 프로그램인 ‘스크린 리더’를 쓸 경우 더욱 심각해진다. ‘스크린 리더’는 유니코드에 등록된 설명을 기준으로 낭독하기 때문에 토스페이스의 바뀐 그림이 반영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화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청자가 이해하는 의미가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감정 그림 문자의 코드 자체가 바뀐 채 등록된 사례도 있다. 토스페이스를 통해 사모아의 국기를 입력하면 대만의 국기가 나온다. 마찬가지로 대만의 국기는 사모아의 국기로 나타난다. 이외에도 이륙하는 비행기가 착륙하는 비행기로 등록되는 등 오류가 속속 발견되면서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누리꾼들은 "기존의 이모지를 변경하지 말고 새롭게 추가했어야 했다", "유니코드 컨소시엄(유니코드 표준을 관리하는 비영리 단체)에 건의를 하는 편이 본래 취지에 잘 맞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누리꾼 반응 리트윗한 토스 “피드백 경청하고 있다”

토스 측에서 업로드한 토스페이스 수정 관련 공지. 토스 트위터 캡처

토스 측에서 업로드한 토스페이스 수정 관련 공지. 토스 트위터 캡처

이용자들의 불만과 문제제기가 커지자 토스는 공식 SNS 계정에서 문제를 지적한 누리꾼들의 피드백을 공유하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토스는 "설명과 실제 모양이 다르게 제작되었거나 일부 틀린 이모지에 대한 지적을 수용하여 빠르게 수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수정 방향과 관련해 "유니코드에 등록된 의미에 맞게 감정 그림 문자를 전수 검사할 예정"이라며 "수정본은 빠르면 이달 말에 배포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니코드에 맞지 않는 한국화, 현대화한 토스페이스의 감정 그림 문자를 계속 이용할 수 있을지는 내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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