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연료 '유연탄' 러시아서 75% 수입
유연탄 올 47% 급등하고 생산차질 우려도
지난해 서울 분양가 16.5%↑올해 더 뛸 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국내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각종 자재는 러시아산 비중이 높아, 전쟁 상황이 길어지면 원자잿값의 추가 급등으로 업계의 원가 부담이 더 커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이는 주택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연탄 75% 러시아산…시멘트 공급대란 우려
4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시멘트의 핵심 원료인 유연탄 가격(동북아 CFR·2월25일 기준)은 톤당 199.5달러로 올 들어 46% 뛰었다. 지난해 평균 가격(85달러)과 견주면 배 이상 치솟았다. 코로나19로 막혔던 경제활동 재개로 가격이 오르던 와중에, 러시아 사태까지 터지며 공급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가격 인상을 반영해 지난 1월 시멘트 고시가격을 톤당 7만8,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18% 올리겠다고 레미콘 업계에 통보하고, 최근 단가협상에 돌입했다. 시멘트 가격은 향후 더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업계의 러시아산 유연탄 의존도가 75%에 달하기 때문이다. 유연탄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시멘트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고, 이는 시멘트 가격 급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건설 주요 자재 중 하나인 철근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철강 수출 기준 각각 글로벌 2위와 9위로 주요 철강 생산국으로 꼽힌다. 유진투자증권은 "철강 수출 시장 플레이어의 퇴장이 철강 가격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산 철근 가격은 최근 한 달 동안 3% 뛰었다. 국내 철강 가격은 중국에 연동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 현대제철은 철근 기준가격을 톤당 96만2,000원에서 99만1,000원으로 올렸다. 러시아산 생산 비중이 높은 알루미늄(거푸집)·니켈(강판) 가격은 최근 한 달 동안 17%와 13% 급등했다.
지난해 16.5% 뛴 분양가…올해도 크게 뛸 듯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은 건축비와 아파트 분양 가격 인상으로 연결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1일부터 적용되는 공동주택 기본형 건축비를 건설자재 가격 인상 등을 반영해 지난해 9월보다 2.6% 올렸다. 다만 여기엔 시멘트값 인상분은 반영되지 않아 하반기엔 건축비 인상률이 더 높게 매겨질 여지가 크다.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도 지난 1년 동안 16.5% 올랐다. 정부는 서울 대부분을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묶었지만, 원가에 해당하는 토지비, 건설자재비, 인건비 등이 뛰면서 정책 효과가 상쇄된 탓이다.
업계에선 원자잿값 인상으로 건축비까지 오른 만큼 분양가 인상 기조가 굳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잿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만큼 각 지방자치단체의 분양가심의위원회도 분양가 산정 때 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일부에선 사업성이 떨어져 분양계획을 아예 미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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