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 첫 KBO 실전 무대서 2타수 1안타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류현진(35·토론토)과 야시엘 푸이그(32·키움)가 미국이 아닌 한국 대전에서 4년 만에 재회했다.
류현진과 푸이그는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키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만났다. 류현진은 키움 선수들이 경기 시작 약 2시간 전에 구장에 도착하자 먼저 다가가 안부 인사를 건넸다. 푸이그를 본 류현진은 어깨동무를 하며 반가운 마음을 드러냈다. 다저스타디움 더그아웃에서 장난치던 모습 그대로였다.
류현진은 이후 푸이그가 스윙 연습을 하는 자리에까지 가, 배트를 빼앗아 휘두르기도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푸이그에게 선구안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한국에서 부상당하지 말고 좋은 경험을 하라고 덕담도 건넸다.
푸이그는 류현진이 보는 앞에서 한국 무대 첫 안타도 신고했다. 이날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푸이그는 2타수 1안타로 KBO리그 첫 실전을 마쳤다. 푸이그는 1회 초 2사 1루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김이환의 5구째 직구를 배트에 맞췄다. 타구는 빗맞아 1루와 2루 사이로 굴러갔고, 2루 쪽에 가깝게 붙어 있던 한화 2루수 정은원이 잡지 못해 내야안타가 됐다. 1루를 밟은 푸이그는 한화 더그아웃을 봤고, 류현진은 웃음을 터트리며 응원을 보냈다. 푸이그는 두 타석을 소화한 뒤 3회말 교체됐고, 경기는 한화가 5-1로 승리했다.
푸이그는 경기 후 “대결한 두 투수가 몸쪽 낮은 공을 던져 긴장도 했고, 특히 두 번째 투수인 사이드암 김재영은 흔하게 본 투수가 아니라 인상 깊게 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류현진을 경기장에서 다시 만나 너무 기쁘다. 타격 훈련 때 류현진이 자신한테서 홈런을 치라고 농담도 했고, 많은 조언도 해줬다”고 덧붙였다.
류현진과 푸이그는 전날 미리 만나 식사하며 회포를 풀기도 했다. 류현진이 키움 이용규를 통해 푸이그에게 저녁식사를 제안했다. 푸이그는 류현진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집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내 형제 류현진과 만나서 반가웠고 즐거운 저녁시간이었다”는 글을 남겼다.
둘은 2013년부터 LA에서 6시즌을 함께 보냈다. 당시 쿠바에서 망명한 푸이그는 괴물 같은 운동신경으로, 류현진이 선발 등판 때마다 좋은 타구를 뽑아내 ‘류현진 도우미’로 불렸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7시즌 동안 타율 0.277, 홈런 132개, 415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다 푸이그가 2019시즌을 앞두고 신시내티로 이적하면서 인연이 끊겼다. 푸이그는 새 팀에서 태도 문제 등으로 구설에 올랐고, 2020시즌부터 메이저리그 경력마저 단절됐다.
절치부심한 푸이그는 올해 키움과 계약하며 한국 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키움은 지난달부터 전남 고흥과 강진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했고, 3일 캠프 일정을 마쳤다. 거제에서 한화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파업으로 출국 길이 막히면서 대전까지 동행해 푸이그와 운명적인 만남까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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