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군이 부실 개보수 공사 논란이 일고 있는 실내수영장에 대해 준공 검사도 하지 않고 재개장해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구례군은 "준공 검사 없이도 수영장을 운영해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황당한 해명을 늘어놔 "행정 절차도 부실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3일 구례군에 따르면 구례군은 지난해 9월부터 시설물 개보수 공사로 휴장했던 실내수영장(지하 1층 지상 2층)을 이달 2일 재개장했다. 이는 당초 공사 준공 예정일인 4일보다도 이틀 앞선 것이다. 구례군은 2009년 준공한 실내수영장의 천장 등 철골 구조물 부식이 심해 금속 이물질이 수조로 떨어지는 등 안전 문제가 불거지자 사업비 20억 원을 들여 6개월간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해왔다. 주요 공사 내용은 철골 기둥 페인트 및 녹 제거, 방청 및 내화 페인트 도포, 지붕 패널 신설, 바닥 타일 교체 등이다.
하지만 구례군은 실내수영장을 재개장하기 전에 개보수 공사가 설계도서와 시방서대로 이뤄졌는지를 평가하는 준공 검사를 실시해야 했지만 이를 무시했다. 실제 개보수 공사 업체인 A사는 구례군이 실내수영장을 재개장한 2일 오후에야 뒤늦게 준공계와 준공 검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구례군이 녹 덩이리 낙하에 따른 수질 안전 문제 등 각종 위험 요인이 해소됐는지 등을 확인도 하지 않고 수영장 문부터 연 것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준공 검사 없이 수영장을 개장하고 운영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해 김순호 군수에게까지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서 "준공 검사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가 "준공 검사를 받는 게 맞다"고 말을 바꿔 빈축을 샀다.
구례군이 행정 절차(준공 검사)를 어긴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번 공사를 둘러싼 부실 시공 의혹도 커지고 있다. 구례군이 실내수영장을 재개장하고도 이틀째 보행덱(deck)에 난방을 하지 않는 게 대표적이다. 구례실내수영장은 내부 온도 및 습도 조절 등을 위해 통상 겨울철부터 5월까지 덱 바닥에 난방을 해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보행덱 타일 바닥층에 대한 부실 공사를 감추려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이 수영장 안전요원은 "덱 바닥층에 시공한 모르타르가 양생이 안 된 채 타일을 깔면 겨울철 난방 시 타일이 들뜬다는 타일 시공 작업자의 지적을 구례군에 전달했으나 구례군은 '난방을 당분간 안 하면 된다'고 말해 황당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덱 바닥에 난방을 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구례군 관계자는 "(기자가) 왜 그걸 간섭하느냐"고 발끈하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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