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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향교 624년 만에 여성 초헌관… '금녀' 벽 허무는 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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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향교 624년 만에 여성 초헌관… '금녀' 벽 허무는 TK

입력
2022.03.03 15:20
수정
2022.03.0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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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춘계 석전대제 초헌관에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예법과 문화도 시류에 맞게 변하는 것이 전례"
안동 도산서원도 2년 전 500년사 첫 여성 초헌관

5일 춘계 석전대제에서 첫 여성 초헌관이 제사를 지낼 대구향교 대성전 전경. 류수현 기자

5일 춘계 석전대제에서 첫 여성 초헌관이 제사를 지낼 대구향교 대성전 전경. 류수현 기자

대구향교가 창립 624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초헌관 자격으로 술잔을 올리는 제사를 지낸다. 초헌관은 문묘(공자를 모신 사당) 제사 때 첫 번째 잔을 올리는 제관이다. 앞서 안동 도산서원에서도 서원 역사 500년 만에 여성이 초헌관을 맡는 등 보수적인 대구·경북 유교기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향교는 5일 임인년 춘계 석전대제에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초헌관으로 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린다고 3일 밝혔다.

석전대제는 문묘에서 지내는 제사로 중요무형문화재 85호로 지정돼 있다. 그간 대구향교 초헌관은 대구시장이나 부시장, 대구시의회 의장 등이 맡아왔고, 시교육감 중엔 우동기 교육감이 2011년 추계 석전대제 때 초헌관으로 봉행한 적이 있다.

대구향교에 따르면 강 교육감이 초헌관을 맡은 건 지역 교육계 수장이기 때문이다. 향교 관계자는 “과거엔 교육과 행정이 하나였다”며 “지금은 교육감이 교육계 수장이므로 제사에 초헌관으로 모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구시와 시의회, 시교육청 수장이 임기 중 한 번씩은 초헌관을 맡는데 이번엔 공교롭게 교육감이 여성이라 주목받는 것 같다”면서도 “예법과 문화도 시류에 맞게 변하는 것이 역사적 전례고 대구향교도 그것을 따르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구향교는 지난달 5일 전교(향교 책임자)를 위원장으로 임원과 유림 관계자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석전대제 봉행위원회를 열고 강 교육감을 초헌관에 선정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술잔을 올리는 아헌관과 종헌관은 배병일 영남대 부총장, 전봉진 대구향교 자문위원이 각각 맡는다. 향교 측은 지난달 28일 강 교육감에게 결정 내용을 전달하고 봉행 준비를 마쳤다.

앞서 도산서원도 2020년 10월 1일 경자년 추계 향사에서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이배용 한국의서원보존통합관리단 이사장이 초헌관을 맡았다. 당시 도산서원은 "서원의 역사적 가치를 먼저 알고 세계유산 등재에 역할을 한 이 이사장을 만장일치로 초헌관으로 지정했다"며 "500년간 금녀의 구역인 서원이 모든 분께 문호를 개방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구=류수현 기자 yv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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