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反러 동참’ 전범국 독일, ‘홀로코스트’ 생존자에 또 7억 달러 지원한다
알림

‘反러 동참’ 전범국 독일, ‘홀로코스트’ 생존자에 또 7억 달러 지원한다

입력
2022.03.02 18:33
18면
0 0

反러 적극 동참 '전범국의 변신' 가속화
가난하고 병든 12만 생존자에 의료·식량 지원
1952년부터 피해자 개인에 900억 달러 보상

1970년 폴란드를 방문한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가 2차대전 당시 나치독일이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했던 옛 유대인 게토의 전몰자 묘역(墓域)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970년 폴란드를 방문한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가 2차대전 당시 나치독일이 무자비한 살육을 자행했던 옛 유대인 게토의 전몰자 묘역(墓域)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독일 정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자행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의 생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7억2,000만 달러(약 8,7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노사이드(학살)’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과거 전범국인 독일은 참회 행보를 명확히 하는 모습이다. 대러 제재에 소극적이던 독일이 '분쟁지역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 원칙을 깨며 최근 적극 개입을 선언한 와중에 주변국의 오해를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주목된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나치의 핍박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을 대신해 청구권을 주장하는 단체인 청구권 회의(Claim Conference)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독일 정부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게 의료와 요양, 각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 300여 개 사회복지단체에 7억2,000만 달러의 기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새 기금은 지금까지 이 단체에 배정된 가장 큰 액수로, 약 12만 명에 달하는 생존자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단체는 예상했다.

기디언 테일러 청구권 회의 회장은 “노령화와 빈곤, 줄어드는 생존자 등 지원에 어려움이 커지는 중대한 시기에 독일의 기금 출연을 발표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이 기금은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기금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사회복지단체에 분배된다. 이를 통해 건강 관리와 의료, 식량 등 삶의 필수적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6년이 지난 만큼 생존자들은 모두 노인이며 이 중 대부분이 젊었을 때 핍박을 받으면서 현재 많은 의학적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뒤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고,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 단체의 그레그 슈나이더 상임부회장은 “생존자들은 전쟁으로 피폐해진 지역이나 분쟁 지역 등 어디에 살든 의료와 의약품, 식량을 지원받을 것"이라며 “코로나19나 전쟁 위협에 직면한 분들도 마찬가지”라고 약속했다.

독일 정부는 1952년부터 나치의 박해로 인한 고통과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에게 지금까지 약 900억 달러를 지불했다고 AP는 전했다. 다른 전범국 일본과 달리, 독일은 과거의 잘못에 대해 끊임 없이 반성하고 진정성 있는 보상을 통해 피해자들과 화해하려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대혁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