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제재에 러 펀드 환매중단
ETF 수익률 반토막...투자유의종목도 지정
개미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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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러시아 증시가 급락하면서 이곳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펀드 손실이 커지는 데다가 금융제재 여파 등으로 러시아 증권시장이 문을 닫자, 국내에서는 관련 펀드의 환매 중단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나서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의 손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러시아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는 총 9개로 최근 일주일 수익률은 -25.71%에 달한다. 러시아 금융제재 여파 등으로 러시아 증권시장이 문을 닫으면서 한화자산운용·신한자산운용 등은 이날 환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러시아 펀드 9개의 설정액은 1,628억 원에 달한다.
러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이 펀드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무려 16.68%(3,170원) 빠진 1만5,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ETF는 지난달 22일 13.64% 하락한 데 이어 24일(-10.15%)· 25일(-14.53%) 연달아 급락을 겪고 연초 대비 49.94%까지 폭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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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 가격(위)과 거래량(아래) 추이. 한국거래소 캡처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러시아 ETF가 폭락하는 와중에 오히려 대량 매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파병을 결정한 지난달 22일 개인은 러시아 ETF를 20억 원 사들였는데, 이는 러시아 ETF가 2017년 3월 상장된 이후 최대 개인 순매수 규모였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4일 22억 원을 사는 등 최근 7거래일간 총 270억 원을 담았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은 280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수 하락에도 러시아 ETF에 투자하는 '간 큰'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이는 ETF 투자위험 지표인 '괴리율'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해당 펀드의 순자산가치 대비 시장가격의 괴리율은 전 거래일 대비 +30.46%까지 치솟았다. 이날 역시 +18.66%를 기록했다. 플러스(+) 괴리율은 시장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로,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러시아 ETF를 담으려는 수요가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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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캡처
결국 높아진 괴리율에 러시아 ETF는 오는 3일부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거래소는 괴리율이 관리비율(6%)의 2배를 초과할 경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다. 투자위험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투자유의종목 지정은 괴리율이 6% 밑으로 떨어질 때까지 지속된다.
한편 러시아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퇴출 가능성에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16% 오른 2,703.52로 마감했다. MSCI가 러시아 지수 퇴출을 고려 중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퇴출 시 한국 증시에 4조~8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MSCI 러시아 지수 퇴출로 인한 국내 지수 반사수혜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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