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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연속 무역적자 겨우 피했지만...원자재 수급난·가격 급등 등 악재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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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연속 무역적자 겨우 피했지만...원자재 수급난·가격 급등 등 악재 '첩첩산중'

입력
2022.03.0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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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도 불안 여전
원자재 가격 급등·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빨간불

1일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1일 부산 남구 부산항 신선대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역대 2월 중 최대 실적을 낸 지난달 수출 덕에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면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원자재 수급난과 가격 급등 등의 악재로 국내 무역수지가 또다시 적자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8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올해 1월 연달아 적자를 찍은 뒤, 석 달 만에 다시 플러스로 전환한 것이다. 15개 주요 품목 중 △석유제품 △컴퓨터 △철강 △석유화학 등 12개의 수출 규모가 두 자릿수 증가(전년 동기 대비)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무역수지 호조세가 계속될 거라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충돌로 원자재 수급 불안 문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주로 원자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기 때문에 원자재 공급난은 수출 감소로 직결된다.

당장 ‘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리는 나프타만 해도 사태 후 수급 안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나프타 수입량의 23%를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수급 불안 문제로 나프타 가격은 최근 52주 최고가(톤당 910.75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석유화학제품 제조원가의 70% 안팎을 나프타가 차지하는 만큼 나프타 수급 불안·가격 상승은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직격탄이다.

꺾일 줄 모르는 고유가도 부담이다. 1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8% 급등한 103.41달러에 거래됐다. 2014년 7월 22일 이후 최고가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고유가로 세계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면 석유·석유화학제품은 물론 주력 수출품의 수요가 줄어 수출 역시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주요 경제기관들은 우크라아니 사태로 경기회복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잿빛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무디스는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이어질 경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 0.1%포인트, 3분기엔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 투자은행 USB는 천연가스 가격이 10% 오를 때마다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씩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은 천연가스의 35%를 러시아에서 들여온다.

정부도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수출통제 강화조치 등으로 국내 주력 수출품목인 정보통신기술(ICT) 생산과 수출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무역수지는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되거나, 흑자를 내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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