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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고 갈라지고...공사장 진동·소음에 머리 싸매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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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고 갈라지고...공사장 진동·소음에 머리 싸매는 주민들

입력
2022.03.02 19: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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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학원가 건물 흔들흔들
주민·상가 관계자들, 불안감 호소
시공사 측 "한때 발생...안전 문제 없어"
서구 가정동 주민들 "발파 피해 보상해야"

인천에서 공사 진동·소음 피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1공구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집기가 스스로 움직일 정도로 건물이 흔들리는가 하면, 학원들은 수업을 포기해야 한 판이다.

2일 송도 1공구 인근의 한 학원 관계자가 찍은 동영상에 따르면 학원 강의실 의자와 책상이 진동으로 흔들리고 '다다다다' 하는 큰 소음이 촬영하는 내내 지속됐다. 해당 학원 건물 옆에선 지난해 10월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의 건축물 신축 공사가 시작됐다.

공사장 인근 미술학원에 초등학생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주민은 본보 통화에서 "진동이 어찌나 심한지 불안해서 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 없었다”고 했다.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다니는 학원과 스터디 카페가 있는 건물에 균열이 생기지 않았을지 걱정될 정도로 진동이 컸다”고 말했다.

이에 시공사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무소음·진동 공법으로 50m 깊이 땅을 파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암반을 만나 일시적으로 진동과 소음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변 건물은 내진 설계돼 문제가 없고, 지반 균열 여부 등도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3일마다 점검하고 있지만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크고 작은 개발사업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인천은 진동ㆍ소음 민원이 심각한 편이다. 인천 서구 가정1동 지하 3층, 지상 49층 규모 주상복합 공사장 인근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2년 넘게 시공사인 대우건설을 상대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한 단면이다. 주민들은 2019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이뤄진 발파 작업 등으로 균열, 누수 등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곽아순(87)씨는 "3층 집 담과 외벽에 금이 가고 거실 바닥이 내려앉았다"며 "문틀이 틀어져 문을 교체한 집도 있지만 피해 주민이 대부분 고령이어서 제대로 목소리를 못 냈다"고 말했다. 한순남 비상대책위원장은 "시공사로부터 받은 발파 작업 일일 계측 결과 보고서를 보면 하루에 많게는 32회씩 발파를 했다"며 "시공사는 공사 소음·분진 피해만 보상하겠다고 하는데, 진동 피해도 전문기관에 의뢰해 파악,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고통은 정부 공식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환경부가 지난해 말 공개한 '2020년 소음·진동관리시책 시·도별 추진실적'에 따르면 인천 공사장 소음·진동 민원 건수는 1만831건으로, 서울(4만9,883건), 경기(2만8,547건), 부산(1만2,547건)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지난달 22일 오후 인천 서구 가정1동 주택 외벽에 균열이 가 있다. 주민들은 인근 지상 49층 규모 주상복합 신축 공사 현장에서 이뤄진 발파 작업이 균열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환직 기자

지난달 22일 오후 인천 서구 가정1동 주택 외벽에 균열이 가 있다. 주민들은 인근 지상 49층 규모 주상복합 신축 공사 현장에서 이뤄진 발파 작업이 균열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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