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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다시 일할 가능성 0%라 생각했는데…통영음악제 20주년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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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다시 일할 가능성 0%라 생각했는데…통영음악제 20주년 놀라워"

입력
2022.03.03 04:30
수정
2022.03.08 21:5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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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국제음악제 진은숙 신임 예술감독 인터뷰
"한국 음악가에 애정…시작부터 응원하던 음악제"
'다양성 속의 비전' 주제로 이달 25일부터 열흘간

세계적인 작곡가인 진은숙은 올해 20주년을 맞은 통영국제음악제의 신임 예술감독을 맡았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세계적인 작곡가인 진은숙은 올해 20주년을 맞은 통영국제음악제의 신임 예술감독을 맡았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한국에서 다시 일할 가능성은 0%라고 생각했어요.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직을 제의받고 1년 넘게 고민했죠. 상투적으로 들릴 것 같지만, 한국 (후배) 음악가들에 대한 애정이 있었고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결정했죠."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대표 음악제인 통영국제음악제(TIMF)가 이달 25일부터 열흘간 열린다. 독일에 거주 중인 진은숙 신임 예술감독은 음악제 개막을 앞두고 한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음악제에 대해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갓 스무 살 성년이 된 음악제의 또 한 번의 성장을 위해 임기 5년간 일하겠다는 의욕도 넘쳤다. 그러면서도 예술감독직을 선뜻 수락하지 못했던 당시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앞서 상임작곡가와 공연기획자문을 역임하며 12년간 몸담았던 서울시향을 2018년 떠났던 경험이 그 망설임의 배경으로 짐작된다. 당시 안팎으로 정치적 분쟁에 시달렸던 서울시향에서 진은숙 감독도 곤란을 겪었다.

이달 25일 개막하는 '통영국제음악제'의 개막공연을 이끌 핀란드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왼쪽)와 이번 음악제 레지던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서 여러 무대에 서는 노르웨이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이달 25일 개막하는 '통영국제음악제'의 개막공연을 이끌 핀란드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왼쪽)와 이번 음악제 레지던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서 여러 무대에 서는 노르웨이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그럼에도 돌아온 이유에는 설립 전부터 통영국제음악제를 응원했던 오랜 애정이 컸다. 진 감독은 "맨땅에 삽질하며 통영국제음악당을 짓고, 20년간 음악제를 흔들림 없이 진행해 온 것이 너무 놀랍다"면서 "김승근 서울대 음대 교수(통영국제음악재단 초대 사무국장) 등 20년간 해오신 분들의 공로가 굉장히 크다"고 격찬했다. "다 만들어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느낌"이라는 겸손한 발언을 하면서도 그는예술감독으로서 음악제의 예술성을 한 차원 더 올리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국제적 음악제가 되려면 질 좋은 프로그램과 더불어 한국 사회에도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것을 해내면서요. (통영국제음악제의 존재가) 한 인스티튜션(음악제 주최 재단)이 안정적으로, 정치적 흔들림 없이 계속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부각시키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미국 작곡가 해리 파치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개발된 독특한 악기들을 연주하는 '해리 파치 앙상블'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이달 25일부터 3일간 통영국제음악제 무대에 오른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미국 작곡가 해리 파치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개발된 독특한 악기들을 연주하는 '해리 파치 앙상블'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이달 25일부터 3일간 통영국제음악제 무대에 오른다.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진 감독의 첫 작품인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다양성 속의 비전'이다. 그는 "아시아, 미국, 유럽 이런 구분이나 남녀와 같은 경계도 모호해지는 요즘 한국도 더 눈을 바깥으로 돌려야 한다"며 "다양한 것을 소화하면서 우리의 것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여성 지휘자나 젊은 세대의 작곡가 등을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고, 음악 외에도 영화 등 영상 매체를 활용하기도 했다.

올해 개막 공연에서는 핀란드의 여성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앤드루 노먼의 관현악곡 '플레이: 레벨 1'이 아시아 초연된다. 직접 발명한 악기를 활용하여 독특한 음악을 남긴 20세기 작곡가 해리 파치의 음악을 선보이는 해리 파치 앙상블도 아시아에서 첫 공연을 한다. 이 외에 노르웨이의 거장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가 레지던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서 리사이틀을 열고,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등과도 협연한다.

'다양성 속의 비전'을 주제로 이달 25일 개막하는 2022 통영국제음악제 의 포스터.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다양성 속의 비전'을 주제로 이달 25일 개막하는 2022 통영국제음악제 의 포스터.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진 감독은 지난해 가을부터 이미 작곡가 아카데미 운영도 시작했다. 세계적 작곡가로서 클래식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2004) 등 최고 권위의 상을 휩쓴 자신의 역량을 한국의 미래 세대에 전하고 싶은 열정이 감독직 수락의 또 다른 이유기도 했다. 그는 "젊은 작곡가들에게 연주회 기회를 주고, 해외에도 소개하고 통영국제음악제에 오는 앙상블 등과도 연결해주는 등 넓은 방면에서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영국제음악제는 이달 25일부터 4월 3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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