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주년 3·1절 기념사
"이제 누구도 대한민국 흔들 수 없다
임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 다하겠다"
"우리는 이제 세계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는 '선진국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지난 5년간 위기 극복과 함께 미래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한 뒤 문 대통령은 선진국 진입 성과를 이따금 자찬했지만, 임기 중 마지막 3∙1절 기념사에선 한층 더 자신감을 내보인 것이다.
여기엔 그간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는 바람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 글로벌 수출 7위의 무역 강국, 종합군사력 세계 6위, 혁신지수 세계 1위의 당당한 나라가 됐다"며 순위를 일일이 거론했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으로 초대받을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며 '객관적 평가'임을 강조했다.
최종적 공은 국민에게 돌렸다. 문 대통령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흘린 땀방울로 선진국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선도국가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출발했고, 그 길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임정(임시정부) 요인'과 같다"고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제 누구도 대한민국을 흔들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는 일본이 핵심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한 직후인 2019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짐한 것과 대구를 이룬다. '일본으로부터의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언급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공급망의 어려움도 헤쳐 나가고 있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문화 강국'으로 거듭났다는 점을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방탄소년단(BTS)과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을 언급하며 "무엇보다 가슴 벅찬 일은 대한민국이 수준 높은 문화의 나라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을 이처럼 발전시킨 힘은 단연코 민주주의"라고도 덧붙였다.
"국민들, 행복해질 자격 있다"… 임기 말 다짐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 대한 견제가 담겨있다는 시각도 있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정권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것에 대한 반박이라는 것이다. '민주'라는 단어가 18번 등장한 것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측면 지원으로 읽히기도 했다.
남은 임기 동안의 다짐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 국민들"이라며 "국민 모두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임기가 다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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