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선생의 자녀들. 왼쪽부터 안필영, 안필립, 안수산 선생. 연합뉴스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막내아들인 안필영(미국명 랠프 안)씨가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별세했다고 현지 한인 단체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이 전했다. 향년 96세.
고인은 안창호 선생의 셋째 아들로 1926년 LA에서 태어났다. 도산의 3남 2녀 가운데 가장 오래 생존한 자녀다. 고인이 태어났을 무렵 도산은 활동 무대를 미국에서 중국 상하이로 옮겼기 때문에 부친을 직접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한 도산 선생의 아들 형제. 왼쪽부터 안필선, 안필립, 안필영씨. 연합뉴스
고인은 LA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을 졸업했고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하자 미 해군에 입대하기도 했다. 2차 대전이 끝난 이후에는 배우로 활동했는데 여기에는 독립유공자이자 한국계 미국인 배우로 활약한 큰형 안필립 선생의 영향이 있었다. 고인은 한국전쟁이 등장하는 1950년대 영화 '배틀서커스’ '미션 오버 코리아' 등에 출연했고 2000년대 중반까지 다양한 영화와 TV 드라마에 한국계 배우로 참여했다. 교육학을 전공한 고인은 한때 캘리포니아주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아버지를 비롯해 혈육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한 가정에서 태어난 고인은 평생 LA 한인사회에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증언했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도산의 직계 자손으로서 3·1절과 광복절 기념행사 등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한인회는 유족과 상의해 한인 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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