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이제 넣어둬도 될 듯하다. 그룹 비비지가 성공적으로 출발선을 끊었다.
비비지는 지난달 9일 첫 미니앨범 '빔 오프 프리즘(Beam Of Prism)'을 발매하고 가요계 재데뷔에 나섰다. 지난해 5월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종료되며 소속 그룹이었던 여자친구가 해체한 뒤 빅플래닛메이드에 나란히 새 둥지를 튼 은하 신비 엄지의 새 도전이었다.
갑작스러운 팀 해체로 K팝 신에 적지않은 충격을 전했던 이들은 새 소속사 계약과 함께 3인조 그룹으로의 재정비를 알렸다. 그룹이 해체한 뒤 솔로 활동으로 2막을 열거나 프로젝트 그룹 형태로 새로운 팀을 결성하는 경우는 이전에도 종종 있었지만, 경우는 이전에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지만 최근들어 개인 활동 대신 유닛 재결성을 결정하는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던 만큼 이들이 택한 행보엔 이목이 쏠렸다.
멤버들 역시 3인조로 멤버 구성을 재편하고 다시 데뷔에 나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이들은 "이런 경우(해체 후 유닛으로 재데뷔)가 많이 없다 보니 좋은 선례가 되기 위해 '잘하자'라는 말을 많이 했다"며 "처음엔 저희조차 어떤 음악색을 찾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두 번째로 데뷔를 하는 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습생 시절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파워 청순' 떠나 보낸 비비지, 선택은 옳았다
새 행보에 쏠린 기대만큼 부담 역시 컸다. 앞서 여자친구가 '격정 아련' '파워 청순' 콘셉트로 K팝 걸그룹 시장에 한 획을 그으며 전방위 활약을 해왔던 가운데, 약 8년 만 새 출발에 나선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였기 때문이다.
물론 여자친구가 팬들의 아쉬움 속 갑작스러운 이별을 알린만큼 이들이 기존에 큰 인기를 구가했던 콘셉트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이어가는 것도 유효한 선택지였다. 하지만 비비지로 새 출발에 나설 이들이 향후 K팝 시장에서 롱런하기 위해선 분명 이전과 다른 차별점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 속 첫 이들이 재데뷔 타이틀 곡으로 내세운 '밥 밥! (BOP BOP!)'은 더할나위 없는 선택이었다.
'밥 밥!'은 라틴풍의 리듬과 디스코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팝 댄스 장르의 곡으로, '좋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BOP'에서 기반해 신나게 리듬을 즐기는 비비지만의 음악적인 색깔을 한 단어로 표현한 곡이다. 해체 후 오랜 기다림을 끝낸 비비지는 '밥 밥!'으로 그간 대중이 이들에게 기대해온 이미지를 완벽하게 깼다.
펑키하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매혹적인 비비지의 음악과 퍼포먼스에서는 더이상 여자친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재데뷔'라는 단어에 걸맞게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콘셉트로 돌아온 모습이었다. 이제 무대 위에는 '여자친구 출신' 은하 신비 엄지가 아닌 3인조 그룹 비비지만이 존재했다.
안전보단 도전과 발전을 택한 비비지를 향한 리스너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비비지는 재데뷔 직후인 지난 16일 MBC M '쇼! 챔피언'을 시작으로 17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확실한 귀환을 알렸다.
이들의 말대로 그간 전례가 많지 않았던 새 도전에서 비비지는 확실한 '좋은 예'를 만들어냈다. 성공적인 재데뷔를 마친 이들의 앞에는 이제 나아갈 길만이 남았다. 비비지가 K팝 걸그룹 시장에 남길 기록들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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