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까지 '4분의 1' 반환
애초 약속한 시점보다 늦고
반환 완료 시점도 적시 못해
주한미군이 25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8%에 해당하는 16만5,000㎡를 한국에 돌려줬다. 또 “올 상반기 중에 상당한 규모로 용산기지 추가 반환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 7월 한미 협의에서 “2022년 초까지 용산기지 4분의 1에 해당하는 50만㎡를 반환하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일부 반환 시점이 늦어진 건 둘째치고, 양국은 ‘쪼개기’ 형태로 반환 중인 용산기지 전체(200만㎡)를 언제 100% 돌려줄지 데드라인도 못 박지 못했다. 미국의 용산기지 반환은 2020년 12월 스포츠필드와 소프트볼 경기장(총 5만3,418㎡)을 돌려준 후 두 번째로, 이날 반환 분까지 합쳐도 고작 10%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대 쟁점인 환경오염 정화비용 문제를 놓고도 한미의 견해 차가 커 기지 대부분을 ‘용산공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정부 구상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안 그래도 지연된 용산공원 '기약 없어'
정부는 한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장 간 협의를 통해 용산기지 일부와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83만㎡), 캠프 스탠리 취수장(1,000㎡) 반환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반환 대상 80개 미군기지 가운데 용산기지 나머지 구역과 캠프 케이시 등을 포함, 11개 기지가 남았다.
미국이 이번에 반환한 용산기지는 메인포스트 2개 구역과 사우스포스트 1개 구역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최초 국가공원이 될 용산공원 조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평했으나, 현실은 딴판이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2011년 용산기지 전체 반환을 전제로 2027년까지 243만㎡ 규모의 ‘용산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쪼개기 반환조차 더디게 진행되면서 공사 착수는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다. 이에 국토부도 지난해 말 공원 조성 마무리 시점을 2027년에서 ‘기지 반환 후 7년’으로 바꾼 상태다.
정부는 용산기지는 규모도 크고 아직 사용 중이어서 구역별 상황과 여건이 달라 완전 반환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해명한다. 특히 현재 용산에 남아있는 한미연합사령부가 옮겨갈 경기 평택 험프리스 기지의 대체 설비 공사가 완공되지 않은 것이 반환 지연의 주범으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남아 있는 부대의 평택기지 이전과 잔류하는 부대 시설공사, 이후 환경조사 및 환경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해 구체적 반환시기를 확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의정부 도심에 위치한 캠프 레드클라우드에는 ‘e커머스 물류단지’가 조성된다.
환경정화비용, 사실상 한국이 부담해야
정부는 이날 반환된 기지의 환경오염 정화 비용을 우리 측이 우선 부담하기로 했다. 추후 양국 협의를 통해 비용을 청구할 방침이지만, 아직 환경조사도 개시하지 않아 예산을 얼마나 투입해야 할지 추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국방부가 정화를 완료한 17개 기지 비용은 2,156억 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정부 계획과 달리 주한미군이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은 낮아 앞으로도 한국 측이 수천억 원의 환경비용을 떠안을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정부는 “인간 건강에 대해 알려진ㆍ임박한ㆍ실질적ㆍ급박한 위험(KISE)에 해당하는 오염은 미국이 정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SOFA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를 근거로 미국 측이 정화비용을 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주한미군은 SOFA 4조를 앞세워 “미국은 구역 반환 시 원래 상태로 회복 또는 보상할 의무가 없다”며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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