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락 전 러시아 대사(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와 김성한 전 외교부 제2차관. 한국일보·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야 유력 대선 후보의 ‘외교 브레인’인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와 김성한 전 외교부 제2차관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후보가 모두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의 사도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추천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에 새로운 쟁점이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24일 아사히신문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실용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는 위 대사와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외교안보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 전 차관을 인터뷰한 기사를 게재했다.
위 전 대사는 “이재명 후보가 ‘반일적’이란 인상이 일본에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그는 일본에는 질서가 있고 사람들이 겸손하고 정직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일본이 전후에 국제사회에서 공헌한 것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이 후보의 뜻은 확고하며, 좋은 한일 관계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관계를 나쁘게 하는 재료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사도 광산을 둘러싼 문제가 걱정스럽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므로 슬기롭게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윤 후보가 강조해 온 한일 관계 각종 쟁점의 ‘포괄적 해결책’을 강조하고, “윤 정권이 들어서면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를 부활시켜 신뢰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징용, 수출 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쟁점을 개별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우므로 포괄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에서는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있어 구체적인 협의는 그 후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역사의 정치적 이용은 끝내야 한다”면서 “일본에서는 우파 세력이 득세하며 역사를 미화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도 광산을 둘러싼 움직임도 걱정”이라면서 “서로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후보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밝혔다. 위 전 대사는 “이 후보는 북한 핵에 대해서도 이념적 접근이 아니라 국익을 중심으로 하는 실용외교를 제시한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는 대가를 주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제재 등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 전 대사는 “한국에서 혁신계 정당의 대통령이나 대선 후보가 북한에 대해 제재 구사를 밝힌 것은 이 후보가 처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차관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도록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수용 등 비핵화의 구체적인 조치가 있을 때마다 경제지원 등을 약속하는 메뉴를 제시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완전한 비핵화 조치가 진전될 때까지는 원칙적으로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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