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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수주 따내도 꿈쩍 않던 조선주, 우크라 사태 반짝…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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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수주 따내도 꿈쩍 않던 조선주, 우크라 사태 반짝…이유는?

입력
2022.02.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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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한 모병소에 친(親)러시아 반군 조직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동원령에 따라 소집된 남성들이 모여 있다. 건물 위에는 DPR 깃발이 펄럭이고 그 앞에는 반군 병사가 총을 들고 서 있다. DPR와 인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18∼55세 남성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한 모병소에 친(親)러시아 반군 조직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동원령에 따라 소집된 남성들이 모여 있다. 건물 위에는 DPR 깃발이 펄럭이고 그 앞에는 반군 병사가 총을 들고 서 있다. DPR와 인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18∼55세 남성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연합뉴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지만 조선업계는 도리어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지난해에 이어 연초부터 굵직한 수주를 따내도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주가가 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유럽 에너지 대란 우려가 'K조선'에 영향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유럽의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NG운반선은 기술력이 요구돼 국내 조선사들이 글로벌 수주를 휩쓰는 선종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공급국이다. 특히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는 30~40%에 이른다. 러시아는 2개 가스관(우크라이나·폴란드)을 통해 유럽으로 가스를 보내는데, 전체 물량의 80%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수출된다. 러시아가 서방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자 현재 가스 가격은 초강세다. 여기에 지난 22일 독일이 러시아와 자국을 직접 잇는 '노르트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자 유럽 에너지 공급망에는 비상이 걸렸다.

시장에선 유럽이 에너지 공급망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천연가스 수입량을 대폭 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경우 천연가스를 실어나를 LNG운반선 발주도 늘어나게 된다.

전날 국내 조선업종 주가가 9%나 뛰며 초강세를 보인 것도 이런 기대감이 한몫했다. 김용민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LNG선의 중장기적 발주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조선업종 내 주요 종목, 기자재 업체들의 주가 상승 트리거가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날 크게 뛰었던 조선업종 주가는 이날 3.27% 하락 마감했다.

"유럽발 LNG선 주문 더 늘 듯"

유럽의 에너지 대란 우려에 국내 조선업계가 특히 주목받는 건 LNG운반선 기술력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78척 중 68척(87%)을 쓸어 담는 등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LNG운반선은 평균 뱃값이 2,000억 원이 넘는 고가인데, 자칫 가스가 새기라도 하면 대형 폭발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선사들은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조선사를 선호한다.

올해도 한국조선해양(7척), 대우조선해양(5척), 삼성중공업(4척) 등 한국 조선 '빅3'가 잇따라 수주를 따내며 발군의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업황도 초호황이다. 천연가스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카타르, 모잠비크 등에서 대형 가스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라 추후 몇 년 동안 LNG운반선 발주가 이어질 걸로 예상된다.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빠듯해 뱃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LNG운반선.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LNG운반선. 현대중공업 제공

다만 조선업계는 러시아 사태로 수주 물량이 단번에 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선박 건조에는 2년 6개월 정도 걸려 선사들이 단기 상황에 따라 주문을 하지 않는 게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이 가스 공급망을 다변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중장기적으로 LNG운반선 주문이 늘어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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