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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시위 '일단 멈춤'...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남긴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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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시위 '일단 멈춤'...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남긴 것은

입력
2022.02.24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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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 배려하는 감수성 떨어지는 사회" 지적
"왜 출근길 지연 방식 택했는지 돌아봐야" 목소리도
교통약자 담론으로 확대 못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지난달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온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잠정 중단했다. 다만 대선후보들이 사회분야 TV토론이 예정된 다음 달 2일까지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시위를 재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이번 시위를 계기로 소수자의 목소리를 막는 사회 구조와 그간 외면해 왔던 교통약자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장연, 지하철 승하차 시위 두 달 만에 잠정 중단

전장연은 23일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21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필요한 예산 확보 필요성을 언급한 점을 감안했다. 전장연은 다만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후보는 응답하지 않았다. 사회분야 토론이 예정된 2일까지 답하길 바란다"며 시위에 다시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장연 회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휠체어를 타고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하는 승하차 시위를 29차례 진행했다. 해당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면서 이목이 집중됐고, 시민들의 관심 밖에 있던 장애인 이동권 문제도 자연스레 이슈가 됐다.

하지만 여론의 뭇매도 맞았다. 열차 지연으로 출근길 불편을 겪은 시민들이 시위 방식을 문제 삼으면서다. 일부 시민들이 시위대에 혐오성 발언과 욕설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2일까지 전장연 시위로 인한 불편 민원은 총 2,559건, 지하철 요금 반환 건수는 4,717건이었다.

"소수자에 대한 빈약한 감수성 재확인...교통약자 이동권 보장 계기 돼야"

전장연 시위는 일단 멈췄지만,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 문제를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번 시위 과정에서 표출된 장애인 혐오는 반드시 우리 사회가 성찰과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사회"라며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들이 왜 권리 보장을 위해 단식·시위 등의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지 그 사회 구조를 돌아보는 게 먼저 아니겠냐"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교통약자에 대한 감수성이 굉장히 떨어진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며 "성찰적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교수는 교통약자 이동권 문제 전반으로 논의를 확대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 등은 노인, 임산부, 유아차 등 교통약자 배려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라며 "시위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런 논의들은 소외됐다"고 분석했다.

이형숙 전장연 상임대표는 "지하철에서 만난 비장애인 대부분은 '장애인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해보지 않은 분들이었다"고 시위 과정을 돌아봤다. 이 대표는 "시민들의 혐오 발언이 개인적으론 속상하고 상처가 됐지만, 우리 사회가 보편적 이동권 문제 해결을 위해 나가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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