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3월 중 경자구역 지정 신청"
인천공항 "공사 입장 달라...적정성부터"
인천 중구 용유도 을왕산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을왕산 일대에 국내 최대 규모 영상산업단지를 만드는 '아이퍼스 힐' 사업 방식과 추진 속도를 두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과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공사)가 충돌했다.
23일 두 기관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전날 인천공항공사, 사업시행예정자인 아이퍼스힐과 '을왕산 개발 성공 추진을 위한 3자 협의체' 첫 회의를 가졌다. 인천경제청은 이 자리에서 "을왕산 일대 사업 부지 80만7,733㎡를 경제자유구역(경자구역)으로 지정해달라고 다음달 내에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할 계획"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가 협의체 회의 이후 입장문을 통해 "공사 입장은 다르다"며 "사업 내용의 적정성, 사업 참여 방식, 정부 협의 등 의사 결정 절차를 감안한 최소한의 검토 기간을 고려해 인천경제청에 신청 일정 조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업 부지의 86%(69만4,632㎡)를 소유한 인천공항공사가 제동을 걸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경제청과 아이퍼스힐 측은 2018년 9월부터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공사는 작년 12월 사업 내용을 전달 받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공사의 사업 참여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하고 공항 연계성·지역사회 기여 등 정성적 부분도 검토해야 하는 만큼 3월 내 경자구역 지정 신청은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공사가 뒤늦게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경자구역 지정 신청 시기를 1월에서 3월로 연기했는데, 주민들이 조속한 사업 추진을 희망하고 있고, 투자자들 우려를 감안했을 때 또 늦출 수는 없다"며 "(공사 사업 참여 방식 경우) 공사가 환지를 받아 영상사업 종사자들을 위한 숙박시설 등 주용도가 아닌 지원시설을 조성해 임대사업을 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과 인천공항공사는 공사의 사업 참여 방식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두 기관 모두 공사가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40%를 넘겨 받는 '지분 참여'보다는 전체 부지 40%를 직접 개발하는 방식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세부 내용에 대해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퍼스힐은 을왕산 일대에 스튜디오, 야외 촬영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인천경제청은 경자구역에서 해제된 을왕산 일대 개발을 위해 2018년 9월 SG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인천경제청과 SG산업개발은 2,300억 원을 들여 한류 영상 테마파크를 조성하기로 했지만, 산자부가 2019년 9월 민간사업자 사업 시행능력 우려, 국내외 투자 유치 미흡 등을 이유로 경자구역 지정 신청을 반려하면서 2년여간 표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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