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여건 개선되면서 세트장 건립 잇따라
2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
접경지역 경기 연천이 K드라마 세트장의 성지로 부상 중이다. 방송국과 드라마 제작회사가 몰려 있는 서울과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세트장 신축이 쇄도하고 있다.
22일 연천군에 따르면 이달까지 드라마 세트장 11곳이 운영 중이고, 3곳이 공사를 진행 중이다. 14곳 중 8곳은 2020년 이후 개장했거나, 문을 열 예정인 세트장이다. 최근 2년간 2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방송제작 업계에서는 연천의 드라마 세트장 수가 파주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규모면에서 비약적이다. 2020년 이전 문을 연 세트장 연면적이 3,000~4,000㎡ 정도였으나, 지난 2년 사이 생겨난 세트장은 8,600㎡까지 커졌다.
이런 변화는 교통여건 개선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0년 6월 연천에서 파주 문산까지 국도 37호선(문산~청평) 전 구간(73㎞)이,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문산 고속도로(35.2㎞)가 각각 개통하면서 연천에서 방송국이 입주해 있는 서울 상암동까지 1시간 이내 도달할 수 있게 됐다. 기존보다 이동시간이 20분가량 줄어든 것이다.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낮아 임차비용 부담이 덜한 것도 연천에 세트장이 집중되는 이유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 등 외국산 온라인스트리밍(OTT) 업체의 국내 진출로, 영상물 제작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연천의 한 세트장 운영자는 "입지 여건이 좋아지고 가격 경쟁력까지 뒷받침되면서 국내 방송국은 물론 최근 세계적인 OTT 기업의 드라마 제작 요청도 줄을 잇고 있다"면서 "현재도 3~4곳에서 추가로 세트장을 짓기 위해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연천 세트장에선 JTBC의 ‘기상청 사람’, tvN ‘악마판사’, KBS2 ‘달리와 감자탕’을 비롯해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촬영이 이뤄졌다.
군 부대가 빠져 나가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을 원했던 연천군은 반색하고 있다. 연천군 관계자는 "드라마 1편 제작을 위해 보통 80명에서 많게는 300명가량이 보름에서 한 달가량 체류한다"면서 "인력의 상당수가 지역 식당과 숙박시설을 이용해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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