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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 '짝퉁 티셔츠' 논란...무신사 "네이버 크림에 법적조치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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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 '짝퉁 티셔츠' 논란...무신사 "네이버 크림에 법적조치 할 것"

입력
2022.02.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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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정·가품 구별 기준 공개하며 무신사 저격
무신사 "100% 정품...크림 검수 문제 있다"
가품 판별 능력 플랫폼 신뢰성 직결

리셀 플랫폼 '스탁X'에서 팔리고 있는 피어오브갓 에센셜 티셔츠. 발매가는 40달러지만 현재 약 124달러에 판매된다. 스탁X 캡처

리셀 플랫폼 '스탁X'에서 팔리고 있는 피어오브갓 에센셜 티셔츠. 발매가는 40달러지만 현재 약 124달러에 판매된다. 스탁X 캡처

국내 최대 리셀 플랫폼 '크림'과 최대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40달러(약 4만8,000원)짜리 티셔츠를 놓고 벌인 벼랑 끝 자존심 싸움이 법정으로 가게 됐다. 두 업체의 진품 보증 시스템이 걸려 있는 문제인 만큼 한 쪽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다른 쪽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22일 무신사는 "자의적으로 타사 제품을 가품으로 단정지은 네이버 크림 측에 지난 18일 영업방해 및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권리침해성 게시물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18일 크림이 공개한 '피어 오브 갓 에센셜' 브랜드 티셔츠 정품과 가품 구별 기준이다. 크림이 가품 사례로 든 사진에 무신사 부티크 로고가 노출되면서 '무신사를 통해 구매한 해당 제품은 가품'이라는 인상을 풍긴 것이다. 크림은 △라벨 폰트 △봉제 방식 △자외선(UV) 반응 △부자재 모양 등을 근거로 진품과 가품을 구별한 뒤 "가품이 발견되고 있는 동일 유통 경로로 제품을 다수 확보해 중국 플랫폼에 감정을 의뢰, 가품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무신사에 대한 '저격'이었다.

크림이 지난달 18일 정품과 가품 구별 기준으로 제시한 공지 중 일부. 크림 제공

크림이 지난달 18일 정품과 가품 구별 기준으로 제시한 공지 중 일부. 크림 제공

부티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100% 정품 보증' '가품일 시 200% 보상' 등을 내건 무신사 입장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됐다. 무신사를 통해 구매한 상품이 크림 측 주장대로 가품일 경우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리셀 플랫폼인 크림에 '검수 실패'는 치명적이다. 한정판 제품이나 명품 등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품이 거래되는 리셀 시장 특성상 정품 보장은 플랫폼의 존재 이유와 다르지 않다.

무신사는 한 달여에 걸친 검수 끝에 이날 "해당 제품은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놨다. 무신사는 "공식 유통 채널만을 통해 확보한 정품이며, 해당 유통사에서도 정품임을 인증했다"며 "크림이 가품이라고 지적한 10개의 기준은 정품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체 차이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무신사는 "유통 과정까지 확실히 하기 위해 검수 작업 과정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 원본까지 전수 조사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무신사는 크림에서 가품 기준으로 언급한 부분이 정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 제공

무신사는 크림에서 가품 기준으로 언급한 부분이 정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 제공

이에 더해 무신사는 크림의 정품 검수 능력을 비판하고 나섰다. 여러 공식 유통 채널을 통해 구매한 동일한 상품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었으며, 심지어 크림이 정품으로 검수한 제품 중에서도 크림이 주장한 '정품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이 있었다는 것이다. 무신사 측은 "발주처, 생산지, 유통 환경 등에 따라 발생하는 개체 차이"라며 "크림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크림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공지를 통해 "다수의 가품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며 "온라인에서 동일한 상품을 구매했는데 가품이 의심되는 소비자들에게는 크림 내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무상 검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무신사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업계에선 "해당 브랜드가 가장 피해를 본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신사 주장이 맞다면 두 업체가 싸우는 과정에서 상품마다 만듦새가 들쭉날쭉하다는 게 낱낱이 드러나는 셈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셀이나 병행수입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가품 판별 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정품도 품질이 고르지가 않은 데다 가품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검수 과정이 점점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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