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업 삼성과 플랫폼 기업 애플의 차이
애플 플랫폼 매출 급성장...아이폰 이어 2위
수익성 높고 고객 빅데이터 확보도 가능
"삼성전자도 애플처럼 데이터플랫폼 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가장 어려운 게 플랫폼 기업이다."(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지난 21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렸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선 '플랫폼 기업'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최근 정보기술(IT) 분야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플랫폼 사업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듯했다. 플랫폼 사업 분야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의 양대 산맥인 애플과 삼성전자에서도 확실하게 엇갈린 성적표로 돌아오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분야를 둘러싼 양사의 전체 수익 구조는 상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반도체, TV 및 생활가전 등 전형적인 제조 기업으로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하드웨어 제품 판매에 더해진 서비스 플랫폼 매출을 동시에 가져가고 있다. 특히 애플의 플랫폼 매출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비스로 돈 버는 애플...스마트폰만 파는 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애플의 플랫폼 사업의 매출은 195억1,600만 달러(약 23조3,000억 원)로, 1년 전보다 23.8% 성장했다. 아이폰에 이어 애플의 사업 중 2번째로 매출 규모가 큰 분야다. 애플의 플랫폼 수익은 콘텐츠 판매 및 수수료(앱스토어), 정기 구독(애플뮤직), 중개 수수료(애플페이) 등이다. 애플 플랫폼 수익의 절반 가까이는 앱스토어 매출 수수료에서 나오지만 애플 뮤직, 애플 티비플러스 등 유료 구독 서비스의 매출 비중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유로 구독 서비스 가입자는 7억8,500만 명에 이른다. 애플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iOS 전체 이용자 12억 명 중 65%가 별도의 유료 서비스를 사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다르다. 삼성전자의 서비스 사업에 대한 별도 실적을 공유하진 않지만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삼성TV플러스, 스마트싱스, 빅스비 등 서비스를 갖고 있지만 관련된 별도의 수익 사업 성과는 미미해서다.
애플의 서비스-디바이스 선순환 구조...삼성도 플랫폼 진화 시도 중
플랫폼 서비스는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초기 투자비를 제외하면 제조업 대비 투입되는 원가 비용은 거의 없다. 게다가 신제품의 인기 여부와 관계없이 안정적 수익이 보장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애플 앱스토어, 뮤직, 클라우드 등을 포함한 부가 서비스는 다시 아이폰, 애플워치 구매로 연결된 선순환까지 불러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수집된 막대한 양의 고객 데이터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제품 출시로 이어질 공산도 크다. 이에 수많은 기업들이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꿈꾸고 있지만, 해당 업체만의 차별적 생태계 구축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삼성전자 역시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TV, 가전 등 매년 전 세계에 5억 대씩 판매하는 만큼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기반을 갖췄지만 아직까지 플랫폼으로 내세울 만한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소비자가전(CE) 부문과 모바일(IM) 분야를 합쳐 DX 부문을 통합, 출범시킨 배경이다. 또 스마트폰·컴퓨터(PC) 제조 사업 중심의 무선사업부 명칭을 MX사업부로 바꿨다. 사업부 명칭에 ‘경험(Experience)’이라는 키워드를 포함, 단순한 제조회사를 넘어 통합된 서비스 경험까지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회사 측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규모가 한정적인 국내 회사가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플랫폼 회사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전자기기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회사 중 하나인 만큼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경우 남들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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