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주금공 대위변제액 9,800억
일반 세입자가 손해 감당
주금공 "심사 강화화면 서민 지원의미 퇴색"
한국주택금융공사
최근 5년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세입자를 대신해 금융권에 갚아준 전세자금(대위변제액)이 9,8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금공이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돌려받은 금액의 비율(회수율)은 6% 안팎에 불과해 보증심사 강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5년간 대위변제액 9,843억 원
23일 주금공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공급된 전세자금보증 규모는 185조3,054억 원(290만9,948건)에 달했다. 전세자금보증이란 특정한 담보물이 없는 세입자를 위해 주금공이 금융사에 대출보증을 서 주는 제도다. 세입자가 임대계약 만료 후 금융사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주금공이 이 중 일부(보증액·통상 대출금의 90%)를 대신 갚아줘야(대위변제) 한다는 의미다.
대위변제 규모는 △2017년 1,789억 원(6,114건) △2018년 1,813억 원(6,184건) △2019년 1,689억 원(5,439건) △2020년 2,386억 원(6,939건) △지난해(9월 기준) 2,166억 원(5,475건)이었다. 최근 5년간 세입자 대신 총 9,843억 원(3만151건)을 금융사에 갚아준 것이다.
누적 구상권 잔액 대비 회수율 5~6%
주금공은 이처럼 대신 갚아준 전세자금을 구상권 청구를 통해 세입자로부터 돌려받는데, 구상권 잔액(전년도 구상권 잔액+신규 대위변제액) 중 회수한 금액의 비율은 △2017년 5.51% △2018년 5.75% △2019년 5.67% △2020년 6.41% △2021년 6.89%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주금공이 보증심사를 더욱 깐깐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위변제 재원이 가입자들이 내는 보증료(보증액수의 0.06~0.2%)에서 마련되는 만큼, 주금공 손실이 일반 세입자들에게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위변제 규모가 매년 유지되고 회수율이 6%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은 전세자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보증을 서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주금공은 현재보다 보증심사를 더 깐깐하게 할 경우 전세보증제도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현재 전세자금 보증심사 과정에서 세입자의 수입, 채무감당 능력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이보다 더 강하게 보증심사를 진행하면 서민을 위한 제도라는 보증제도 본연의 의미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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