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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의 구독 전쟁… 이들이 철 지난 '텍스트' 플랫폼에 공들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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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의 구독 전쟁… 이들이 철 지난 '텍스트' 플랫폼에 공들이는 이유

입력
2022.02.23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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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독플랫폼 선보인 양대포털
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텍스트 콘텐츠도 놓칠 수 없는 시장

네이버 카카오의 구독콘텐츠 플랫폼. 그래픽=신동준 기자

네이버 카카오의 구독콘텐츠 플랫폼. 그래픽=신동준 기자

국내 포털업계의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콘텐츠 시장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만화(웹툰)과 웹소설 등 지적재산권(IP) 시장에서의 패권 다툼에 이어, 기존 뉴스와 블로그에 국한됐던 텍스트 콘텐츠 시장에서의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양사에서 전면에 내세운 카드는 모두 '구독형 플랫폼'이다. 안정적인 접속량(트래픽) 확보에 따른 광고 수익을 위해선 텍스트 콘텐츠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가 필수적이란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22일 포털업계에 따르면 최근 양사가 콘텐츠 서비스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선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17일 유료콘텐츠 플랫폼인 '프리미엄콘텐츠'를 정식으로 선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프리미엄콘텐츠에선 창작자가 네이버에 손쉽게 콘텐츠를 판매하고, 사용자는 매월 일정액의 구독료 지불과 함께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콘텐츠의 주제나 형식, 가격 또한 창작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일부 제휴된 콘텐츠제공사업자(CP)만 참여할 수 있었던 형태로 나왔던 시범서비스가 개방형 플랫폼으로 전환되면서 누구든지 창작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네이버는 불법 콘텐츠 심사만 할 뿐 창작자 자격에 제한은 두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부동산·재테크, 정보기술(IT)·테크, 에세이와 문화 예술 등 분야를 중심으로 기성 언론사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비롯해 각 분야의 유명 인사의 콘텐츠가 제공돼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네이버 캡처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네이버 캡처

카카오도 분주하다. 지난해 8월 모바일에 도입했던 콘텐츠 구독플랫폼 '카카오뷰'를 지난달 26일 포털 다음(Daum)으로까지 확대한 바 있다. 카카오 뷰는 에디터가 다양한 주제로 편집한 콘텐츠 보드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구독형 서비스다. 이용자가 직접 뷰 에디터로 창작 활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프리미엄콘텐츠와 유사하다.

이처럼 양대 포털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플랫폼의 공통점은 '텍스트' 기반이라는 것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비롯한 동영상 플랫폼의 급격한 성장에도 텍스트 기반 콘텐츠 또한 포털로선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실제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 6조8,176억 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조2,905억 원이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로 구성된 검색엔진(서치플랫폼)에서 나왔다. 광고 단가의 기준은 보통 광고 배너의 클릭 수와 페이지 방문자 수다. 즉 높은 트래픽이 광고 사업을 견인하는 셈인데, 뉴스를 비롯한 텍스트 기반 콘텐츠는 트래픽을 높이고 방문자들의 체류시간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카카오의 카카오 뷰 서비스. 카카오 캡처

카카오의 카카오 뷰 서비스. 카카오 캡처

또 구독형 플랫폼은 기존에 운영하던 일반적인 뉴스와 블로그, 포스트 등 서비스와 달리 충성 고객 육성으로 하나의 '구독 생태계'까지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텍스트 콘텐츠에도 구독 모델을 접목, 확실한 충성 구독자와 이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구체적인 전략에선 네이버와 카카오의 차이도 엿보인다. 네이버는 유료 모델을 택한 대신 '프리미엄'이라는 가치를 내세운 반면, 카카오는 큐레이션을 강조하면서 접근성 높은 무료 모델을 선택했다. 네이버가 검증된 콘텐츠를 유통하는 '넷플릭스'식 구독료 기반 수익모델이라면, 카카오는 구독자 규모에 따라 수익이 자동으로 분배되는 '유튜브'식 광고 기반 모델인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화할 수는 없지만 네이버가 '질적 성장', 카카오는 '양적 성장'에 초점을 두고 초반 구독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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