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허 없이 운전 중 교통사고로 아내 모두 사망
"운전자 역시 배우자 사망으로 고통, 유족 선처 등 고려"
게티이미지뱅크
터키로 부부동반 여행 중 국제면허 없이 렌터카를 몰다 4명의 사망사고를 낸 60대 남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6단독 김도영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5월 터키 남서부 안탈리아시 고속도로에서 국제운전면허 없이 승합차를 몰다가 교통사고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8명 중 4명이 숨지고, 나머지 4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이들은 모두 60∼70대 한국인들로 부부동반 여행 중이었는데, 사고가 나면서 차량 뒷좌석에 앉아있던 아내들이 모두 사망했다.
사고는 A씨가 원형교차로에 진입 후 좌회전하면서 발생했다. 직진하던 차량이 A씨 렌터카 뒷부분을 들이받으면서 넘어졌다.
당시 도로에는 일시정지 표지선과 정지 표지판이 있었고, 한국과 터키 도로교통법 모두 좌회전 차량 또는 보조도로 차량은 직진 차량이나 주도로 차량에 양보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은 규정이 있다.
검찰은 A씨가 원형교차로 진입 당시 속도를 줄이거나 일시 정지해 반대편 차로에서 직진하는 차량이 우선 통과하도록 해야 하는데도 이를 어겼다며 기소했다.
김 판사는 "설령 상대방 차량의 과속이 사고의 한 원인이었다고 하더라도 직진 차량에 양보하지 않은 피고인 과실은 부정할 수 없다"며 "다만 피고인 역시 배우자가 사망해 큰 고통을 겪고 있고, 피해자와 유족들이 선처를 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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