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가석방 경제인 포함… 최지성·장충기 재심사 여지

23일 가석방심사위원회 예정
법무부, 28일 2차 가석방 실시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한국일보

3·1절 2차 가석방 심사 대상에 경제인들이 포함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수감 중인 삼성그룹의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사장은 1차 가석방 심사에 올랐지만 '보류' 결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3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3·1절 2차 가석방 대상자를 심사할 예정이다. 가석방은 매달 한 차례 실시하지만, 이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2회 실시된다.

1차 심사에서 보류 결정이 난 최 전 실장과 장 전 사장이 다시 심사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올랐다가 보류 결정을 받으면, 다음 심사 때 재차 심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앞선 심사에서 보류됐다고 무조건 재심사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엔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

최 전 실장과 장 전 사장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형기는 내년 1월까지로, 현재 복역률 60%를 넘겼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현행법상 가석방은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채우면 가능하지만, 법무부는 통상 형 집행률이 55~95%인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는 형기의 50%를 채운 이들도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했다. 교정시설의 과밀수용과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인원을 확대한 것으로, 복역률 60% 이상 수용자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석방 심사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전 자유한국당 의원도 지난 1차 심사 대상에 올랐지만 보류 결정됐다. 최 전 의원은 2014년 10월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으로부터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조성된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5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현재 형기의 80% 이상을 채워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누구라고 밝히긴 어렵지만, 경제인들이 심사 대상에 있다"며 "모범수를 대상으로 가석방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오는 28일 3·1절 2차 가석방을 실시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앞서 18일 모범수형자 등 1,031명을 1차로 가석방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