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공기업인 광주환경공단이 지난달부터 진행해 온 신임 이사장 공모 결과 적격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재공모를 추진하기로 했다. 후보자들이 면접 심사 평가에서 상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공단 내부에선 "이번 이사장 후보자들이 경력과 능력 면에서 역대 이사장 후보자 중 가장 출중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면접 등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환경공단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 및 면접 심사 등을 거쳐 이사장 후보 2명을 임명권자인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추천했으나 이 시장이 재추천을 요청해 왔다고 21일 밝혔다. 광주환경공단은 이에 따라 조만간 이사장 후보 재공모를 실시할 계획이다. 광주환경공단은 앞서 임원추천원회 면접(17일)을 통해 전 (前) 광주환경공단 상임이사 A씨와 한국환경공단 간부 출신 B씨를 후보자로 선정한 뒤 이 시장에게 추천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전문성과 리더십, 경영 혁신, 노사 및 직원 친화력, 윤리관 등을 평가하는 면접 심사(100점 만점)에서 A씨 등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이유로 낙점을 하지 않았다. A씨와 B씨의 면접 평가 점수는 60점대인 알려졌다. 이 시장은 이에 임명권자는 임원 후보가 공단 경영을 위해 현저하게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면 임원추천위원회에 임원 후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광주환경공단 임원추천위원회운영규정에 따라 재추천을 요구했다.
환경 관련 공기업 임원과 간부 출신인 A씨와 B씨가 면접 심사에서 저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공단 안팎에선 "매우 석연찮다",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직원은 "역대 이사장 후보자 면접 심사에서 60점대 점수가 나온 적이 없다"며 "환경 분야에서 수십 년 간 근무했던 사람이 공단을 경영하는 데 부적격하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다. 임원추천위원회 면접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일각에선 "이 시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후순위 후보자로 추천되자 이사장 공모를 원점으로 돌린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게 공모 전부터 특정 후보자에 대한 사전 내정설이 돌았고, 이 후보자는 2순위 후보자로 이 시장에게 추천됐다.
김강열 현 이사장 임기 만료(3월 20일)를 앞두고 신임 이사장 선정이 불발된 데다, 일부 고위 간부(1급)들이 최근 김 이사장의 보직 인사에 반발해 연가 투쟁까지 벌이고 있어 공단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이들은 지난 15일부터 김 이사장과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주간 업무 보고가 열리는 매주 화요일에 연가를 내는 방식으로 인사에 항의하고 있다. 공단 산하 한 사업소장은 "임기가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김 이사장이 그간 눈 밖에 났던 간부 직원들에게 보복 인사를 했다"며 "친분에 치우친 인사를 하면서 뒤끝을 보인 김 이사장의 행태에 직원들이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