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박물관 건립 검토 추진
국립국어원 인터넷사전 실태파악
“몸냥해(마음대로해)”, “잘콘다리여(쌤통이다)”, “머랜 고람디?(뭐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제주도민들이 아닌 관광객 등 다른 지역 사람들 대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운 제주어들이다. 다만 이 정도 수준의 제주어인 경우 제주도민들 중에서 나이가 어린 젊은 세대들도 잘 알지 못한다.
실제 제주도민 10명 중 3∼4명은 노인들이 사용하는 진짜배기 제주사투리는 절반 정도 밖에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예 이해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 20대 이하에서는 70% 정도가 이해를 잘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사람들도 나이가 어릴수록 제주어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진다. 이처럼 제주어를 사용하는 제주사람들이 줄어들면서 2011년 12월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소멸위기 언어’ 5단계 중 4단계인 ‘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에 등재되는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그동안 제주어 사용 확산과 보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도는 또 올해 제4차 제주어 발전 기본계획(2023~2027)을 수립하고, 지난달 일부 개정된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에 제주어박물관 설립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사전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기 위한 예산을 하반기 추경에 반영할 계획이다. 조례에서는 제주어 보전·육성·연구·교육·홍보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제주어박물관은 필요할 경우 법인이나 단체에 위탁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도는 국립국어원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사전 ‘우리말샘’에 등록된 제주어 어휘에 대한 실태를 파악해 잘못 표기된 사례를 개선하는 작업도 추진된다. 예를 들어 ‘우리말샘’에 제주어로 '무'를 뜻하는 '놈삐'는 '남삐'로, 몸국의 경우 '맘국' 등으로 표기돼 있다.
또 내년 제주어 디지털 전시관 구축을 위해 국립국어원과 세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와의 절충이 필요한 가칭 국립지역어진흥원의 제주지역 유치도 적극 추진해 제주어 박물관 건립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도는 그동안 매년 제주어 보전·육성을 위해 계층별 교육, 언론매체 홍보, 구술 채록 및 각종 연구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전년 대비 10.2% 증액된 9억4,3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제주어 활성화를 위해 △청소년·이주민·다문화가족 등 도민 대상 제주어 교육프로그램 운영(1억3,000만 원) △드라마·뉴스 제작 지원 및 텔레비전·라디오 방송 통한 제주어 홍보 사업(2억4,200만 원) △제주어 말하기대회(3,000만 원) △교육자료(애니메이션) 제작(1억 원)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고춘화 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올해 제주어 사용 환경 개선을 통해 제주어의 대중화를 중점 추진하는 등 소멸 위기에 놓인 제주어의 보존과 전승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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