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사피온'·SKT '아폴로' 등 집중 전망

최태원(왼쪽 두 번째) SK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구자홍 LG그룹 초대 회장의 빈소를 찾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의 회장직을 맡는다.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SK 측은 “미등기 회장으로 보임되는 만큼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근본적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일상적 경영활동은 전문 경영인인 유영상 대표 중심의 현 경영진이, 주요 의사 결정은 김용학 의장을 비롯한 이사회가 각각 맡게 될 전망이다.
다만, 최 회장은 SK텔레콤의 AI 사업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AI 컴퍼니’로 성장시키는 중장기적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날 오전 SK텔레콤 사내 게시판에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는 글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을 겸직하면서 SK AI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 측은 지난달 초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2’에서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그룹의 ICT(정보통신기술) 계열사와 함께 ‘SK ICT 연합’을 구성, AI 반도체 ‘사피온’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법인 설립에 나설 계획도 내비쳤다. 특히, SK텔레콤은 AI 비서 ‘아폴로’(가칭)와 '아이버스'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이버스는 AI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결합해서 스마트폰에 만들어 낸 아바타를 AI 비서처럼 사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최 회장은 우선 이 사업과 서비스의 국내외 시장 안착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자신이 가진 비전과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 강한 추진력을 활용해 SK텔레콤의 역량을 한데 모아 실제 혁신을 이뤄나가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에선 미등기 회장이다. 보수는 SK㈜와 SK하이닉스로부터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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