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학교 처분, 잘못 비해 무거워"
형사재판은 일부 유죄 인정 벌금형
같은 학교 학생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의대생이 징계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이정민)는 A씨가 소속 대학을 상대로 낸 무기정학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비행 정도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이라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1월 자신의 자취방에서 학교 선배와 술을 마시다가 뒤에서 껴안은 혐의(강제추행)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술에 취해 잠든 후배 옷을 벗겨 추행한 혐의(준강제추행)도 받았다.
피해자들은 A씨가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진 뒤 대학 학생생활위원회에 피해사실을 알렸다. 대학 측은 같은 해 11월 A씨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내렸다.
A씨는 그러자 혐의를 부인하며 징계처분이 무겁다며 소송을 냈다. A씨 측은 선배를 껴안은 행위에 대해 "대학생활 중 호감이 있는 젊은 남녀 사이에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배 옷을 벗긴 혐의에 대해선 후배가 스스로 옷을 벗은 것이라고 했다.
법원은 A씨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무기정학 처분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선배를 껴안은 행위에 대해 "기습추행으로 강제추행에 해당한다"며 징계 사유로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준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피해자인 후배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고, 관련 증거가 부족해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고소 당한 후 사과문을 보내는 등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유사 사건에서 대학이 유기정학 9개월 처분을 한 점 등을 고려해 처분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대학 측은 1심 결정에 불복해 항소했다.
A씨는 같은 사건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심은 강제추행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벌금형 200만 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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