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품질은 맑은 공기, 좋은 물. 풍부한 일조량이 좌우
전통의 청도 한재 미나리와 함께 경산 육동 미나리도 인기
미나리 삼겹살도 좋지만 한우와의 궁합도 환상
미나리는 봄나물일까, 겨울나물일까. 인공이 가미되지 않은 자연에 겨울 나물이란 게 있을 리 없지만 아삭한 식감과 입안에 가득 차는 청량한 기운은 꼭 겨울의 새벽 공기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옛 선비들은 미나리를 두고 날씨가 추울수록 더 푸르고 싱싱하게 자라는 채소라고 칭송했다고 전한다. 옛사람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생으로 미나리 한 줄기만 입에 넣어봐도 여타 봄나물을 모두 제치고 미나리가 가장 이르게 맛보는 봄나물이 되었는지 금세 납득이 된다. 청량한 느낌만큼이나 해독작용에 탁월해 산성화된 몸을 중화시켜주고 혈액을 맑게 하며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시켜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풍부한 식이섬유 덕분에 강장·해열 등에도 효능이 있다.
미나리 하면 청도 한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한재는 경북 청도군 청도읍의 초현리, 음지리, 평양리, 상리 일대를 일컫는 말로 청도 남산과 화악산 계곡을 따라 형성된 마을들이다. 1980년대부터 미나리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해 150농가가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다. 반면 경산은 2007년부터 경산시 용성면 용천리를 비롯한 부재, 용전, 대종, 부일, 가척리 등 6개 마을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 재배 농가가 10여개로 한재보다 규모가 적은 편이나 맛과 향은 청도 못잖다고 자부한다. 한재 미나리가 화악산 자락에서 끌어올린 암반 지하수와 풍부한 일조량을 특별한 맛과 식감의 근거로 제시한다면, 경산 미나리는 구룡산과 발백산 기슭의 맑은 물과 공기, 150m 아래에서 끌어올린 암반수, 유기질 퇴비, 친환경 농자재 등을 맛의 비결로 내세운다. 두 지역 모두 친환경 재배를 인증받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경산 자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순화씨는 "청도 한재뿐 아니라 육동 미나리도 줄기가 굵고 연한 데다 향기도 일품"이라면서 "여러 지역의 미나리를 한 상에 올려놓고 맛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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