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빰에 생긴 점이 신경 쓰였던 40대 여성 J씨는 동네 의원에서 레이저로 점을 제거하였는데, 수 개월 만에 다시 까만 점이 올라와 조직 검사를 했다. 그 결과 단순한 점이 아닌 피부암으로 진단돼 피부암 및 주변 조직을 함께 제거하고, 주변 피부를 끌어와 봉합하고 마무리하는 수술을 받았다.
피부암은 주로 백인에게 발생하기에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암이다. 그런데 최근 등산ㆍ여행 등 야외에서 레저 활동 등으로 자외선 노출이 증가하고 고령화로 인해 한국에서도 피부암 환자가 늘고 있다.
피부암은 햇빛의 자외선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 자외선은 DNA에 손상을 줘 세포의 성장과 분화에 영향을 미친다. 화학 물질에서는 비소가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고, 바이러스 감염도 피부암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
◇눈으로 감별하기 어려운 피부암
피부암은 편평세포암, 흑색종, 기저세포암 3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나 점차 피부 밑으로 파고드는 편평세포암은 자외선 노출을 지속적으로 많이 받은 사람의 안면에 잘 발생한다.
흑색종은 악성도가 높은 피부암으로, 검은 색소가 점차 짙어지면서 커지고 다른 부위까지 전이되어 조기에 치료를 못하면 사망할 수 있다. 흑색종은 백인에게 훨씬 많이 발생하므로 백인은 검은 반점만 있어도 피부암을 의심해 병원에 내원하기도 한다.
또한 흑색종은 검은 반점이 점차 짙어지고 커지며 경계가 불분명하고, 색상이 일정하지 않고 짙은 색과 옅은 색이 섞여 있으면 의심해야 한다. 이런 검은 반점의 크기가 연필 지우개 크기인 6 이상일 때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고 의학 교과서에는 기술돼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이와 같은 증상이나 크기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흑색종이 종종 발견되므로 작은 반점이라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인의 경우 특히 점 중에서도 안 보이는 곳인 손바닥과 발바닥 등에 점이 있으면 복점이라고 생각하고 치료하지 않기 마련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는 손바닥, 발바닥, 손톱 밑에는 원래 멜라닌 색소가 없어 이런 곳이 검게 보인다면 흑색종을 의심하고 조직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기저세포암은 피부암 중에 비교적 얌전하고 늦게 자라는 암이지만, 이것도 몇 년 이상 오래된다면 몸 속 깊숙이 퍼질 수 있다. 초기에 발견되면 레이저로 쉽게 제거가 가능하다.
◇점에 딱지 앉으면 조직 검사해야
나이가 들어 피부가 검게 변하면 대부분 검버섯이라 생각하는데, 전문의가 보아도 검버섯과 피부암은 육안으로 구분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반점이 점점 커지는 경우, 그리고 피가 나거나 딱지가 앉아 낫지 않는 경우에는 피부암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피부암이 의심되면 일단 조직검사를 하게 되는데, 조직검사는 큰 수술이 아니며 좁쌀정도 크기의 2㎜만 떼어 보아도 확실히 결과를 알 수 있으므로 초기에 진단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승하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최근 점, 검버섯, 부스럼인지 알고 있다가 피부암으로 낭패를 보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나이 들어 생기는 검버섯도 헐고 진물이 나고 가려우며 주변으로 번지는 양상이 있으면 피부암 감별을 위해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노화로 인해 생기는 부스럼·검버섯은 미관상 보기에도 좋지 못할뿐더러 피부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피부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가급적 레이저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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