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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버가 콕 찍으면 뜬다'…출판계 점령한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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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튜버가 콕 찍으면 뜬다'…출판계 점령한 인플루언서

입력
2022.02.18 18:00
수정
2022.02.1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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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서점' 추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기
과학 분야 도서로는 이례적 종합 베스트셀러 1위
'김영하북클럽' '책발전소북클럽'도 베스트셀러 견인

룰루 밀러 지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지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미국의 과학 전문 기자 룰루 밀러가 쓴 논픽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곰출판 발행)의 인기가 뜨겁다.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온라인 서점에서 연일 종합 베스트셀러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19세기 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생을 쫓아가며 생물학과 철학, 자기성찰을 종합적으로 다룬 책이다. 알라딘에서 과학 분야 도서가 주간 집계 1위에 오른 것은 2020년 1월 4주 이후 2년 만이다.

과학책이란 특성 탓에 출간 직후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유튜버 '겨울서점'의 추천 이후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곰출판에 따르면, 겨울서점이 라이브 방송에서 책을 추천한 후 판매량이 7~8배 증가했다. 출판사 측은 "대대적인 마케팅이나 광고를 진행하지 않은 책이어서 겨울서점의 추천을 빼놓으면 설명할 수 없는 판매 추이"라고 말했다. 서점가에서 온라인 인플루언서를 향한 팬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추천하는 '겨울서점'. 겨울서점 유튜브 캡처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추천하는 '겨울서점'. 겨울서점 유튜브 캡처

겨울서점의 추천으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었다는 이채린(41)씨는 "겨울서점 추천 책이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매했다"며 "겨울서점 추천이 아니었다면 관심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겨울서점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23만 명 이상이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추천 영상은 게시 일주일 만에 5만 회를 돌파했다.

작가 김영하가 운영하는 '김영하북클럽'에서도 유사한 팬덤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2020년 12월에 시작된 김영하북클럽은 작가 김영하가 매달 한 권의 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동안 추천된 책 대부분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지난해 6월에 추천된 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추천 후 교보문고 인문 분야 1위에 올랐고, 이번 달 추천 책 '세설'은 재고 부족으로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강정화(39)씨는 "어떤 협찬이나 광고 없이 '좋은 책을 나누고 싶다'는 김영하 작가의 순수한 의도가 와닿는다"며 북클럽 참여 이유를 밝혔다. 김영하북클럽 참여자들은 자발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책에 대한 감상 글을 공유하기도 한다. 현재 해시태그 '#김영하북클럽'을 단 이들의 자발적 게시물은 1만3,000건을 넘어선 상태다.

SNS로 서로의 감상을 공유하는 김영하북클럽 참여자들. 인스타그램 캡처

SNS로 서로의 감상을 공유하는 김영하북클럽 참여자들. 인스타그램 캡처

이들 온라인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팬들 사이에서 절대적이다. 어떤 책인지 알지 못한 채 추천인만 믿고 기꺼이 책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MBC 아나운서 출신 김소영 대표가 운영하는 '책발전소북클럽'의 경우 일정 금액을 내고 한 달에 한 번 김소영 대표가 추천하는 책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무슨 책이 올지 모르는 채로 책을 받아 보는 블라인드 형식의 북클럽이기에 김 대표에 대한 신뢰가 필수 요소다. 김 대표의 팬이라고 밝힌 권다솜(27)씨는 "좋아하지 않는 분야의 책이 와도 김소영 대표의 추천이기에 믿고 읽는다"며 "김 대표가 추천하는 책을 구매하고 읽어 봤다는 이유만으로 친밀감이 느껴진다"고 답했다.

이 같은 특정 인플루언서가 몰고 다니는 출판계의 팬덤 현상에 대해 한미화 출판평론가는 "꾸준히 공신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며 명성을 쌓아 온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감이 자연스럽게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필요한 정보를 원하는 인플루언서에게서 얻을 수 있는 뉴미디어 시대에 전통 미디어가 출판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인플루언서의 향후 영향력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가 앞으로 소비자에게 얼마나 더 사랑 받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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