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카와 유지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미국과 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놓고 대치하는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국제적 갈등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일본 니혼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를 지낸 뒤 국제우크라이나학회 일본 지부를 이끄는 저자는 우크라이나 대사로 일하면서 ‘발견’했던 우크라이나를 일본 독자들도 발견하길 바라며 지난 2002년 처음 이 책을 펴냈다.
흔히 유럽의 곡창이라 불리는 우크라이나는 1991년 구 소비에트사회주의 연방의 해체에 따라 독립국가가 된 젊은 나라다. 유럽에선 러시아 다음으로 큰 땅덩이를 지녔고 고골, 호로비츠, 나진스키, 말레비치 등 문화예술계의 대가들을 배출했으며 구 소련의 첨단기술 중 하나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제작했을 만큼 과학기술 수준이 높은 나라이기도하다.
저자는 우크라이나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8세기 말 루스 카간국을 시작으로 키예프 대공국, 현재의 독립국가로 이어진 긴 역사를 쉽게 풀어썼다. 러시아와 유럽의 틈바구니 속에서 강국들의 침략을 받으며 타민족의 지배와 독립을 반복했던 고난의 여정도 다룬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큰 피해를 입고, 15세기만 해도 키예프 루스의 지배를 받는 부족 연합체일 뿐이었던 러시아에 영토를 빼앗긴 뒤 1991년 독립 국가로 다시 탄생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역사가 펼쳐진다. 저자의 바람대로 러시아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우크라이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친절히 돕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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