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후보 고소·진정 관련 총선 공작 혐의 무죄
'유상봉에 이익 제공·허위 보도' 공모 인정 안 돼
2020년 4·15 총선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상현(60)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윤 의원은 '함바(건설현장 간이식당) 브로커' 유상봉(76)씨에게 경쟁 후보를 허위 고소하라고 시켰다는 '총선 공작'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이규훈)는 17일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 의원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다. 국회의원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돼야 당선 무효가 된다는 선거법 규정에 따라, 윤 의원은 이날 1심 선고가 확정되면 의원직을 유지한다.
재판부는 이날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유상봉씨와 윤 의원의 전 보좌관 조모(55)씨에게는 각각 징역 4년과 3년을 선고했다. 유씨의 아들 등 8명에게는 무죄 또는 벌금 500만 원~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총선 때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선거구에 출마한 윤 의원이 선거 직후인 2020년 5월 1일 선거운동을 도운 6명에게 1인당 1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유씨에게 경쟁 후보였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안상수(76) 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우섭 전 인천 미추홀구청장에 대한 진정서나 고소장을 제출하는 대가로 식당 수주를 돕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윤 의원의 수석보좌관이었던 조씨가 선거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유씨 부자에게 2019년 8월~2020년 5월 함바 운영권이나 백화점 식품 판매 영업권 등 6,700만 원 상당의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실제로 유씨 부자는 '안 전 의원이 인천시장이던 2009년 함바 수주를 돕겠다며 내연녀 등을 통해 20억 원을 받아 챙겼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검찰에 냈다. 조씨는 언론인 등과 공모해 이 같은 내용이 모 언론사 홈페이지에 허위 보도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모한 언론인 2명은 기사 작성을 대가로 1,05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윤 의원이 선거에 도움을 받는 대가로 이익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거나 허위 보도에 관해 공모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유씨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수시로 진술 또는 입장을 바꿔 왔고 윤 의원이 유씨에게 (함바 수주 관련) 유력인사를 소개해 줬을 뿐 실질적 이득을 준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허위 보도 범행을 공모했다면 윤 의원이 다른 피고인 요청을 하나도 들어주지 않은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윤 의원이 조씨로부터 범행에 관해 보고받은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통화내역만으론 추정할 수 없고, 조씨가 피고인에게 알리지 않고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씨 등 다른 피고인은 선거 직전 조직적, 계획적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려 유권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파했고, 범행 목적을 달성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일부 피고인은 적극적으로 증거를 은폐하려 하거나 허위 진술 등을 모의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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