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제 예능 포맷들이 자리를 잡았다. '1박2일' '대탈출'이 선두로 장수프로그램들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여고추리반2' '강철부대2' '어쩌다 사장2' 등 여러 예능들이 시즌제를 선택했다.
시즌제가 반드시 겸비해야 할 과제는 당연히 정체성 유지와 신선함이다. 이에 제작진은 원년 멤버에 새로운 환경을 제시하며 차별화를 꾀하거나 콘셉트를 색다르게 만들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멤버 변동 없이 이어지지만 스타의 논란으로 인한 하차 등 변수도 있다. 가령 '1박 2일 시즌4'는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김선호를 제외하고 5인 체제를 유지하다가 최근 나인우가 합류했다.
시즌2로 이목을 집중시킨 '여고추리반' '강철부대' '어쩌다 사장'은 시즌제의 좋은 예시다. 세 프로그램 모두 뜨거운 인기가 새 시즌 론칭의 좋은 디딤돌이 됐다. 먼저 정종연 PD의 OTT 첫 예능인 '여고추리반'은 공개 당시 티빙 인기 방송 순위 TOP 10을 유지했다.
정종연 PD는 앞서 진행된 '여고추리반2' 제작발표회를 통해 "자랑스러운 멤버들과 시즌2를 제작하게 된 것 자체가 감사하다. 시청자 여러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셔서 그런 것"이라며 "시즌3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이번 시즌2도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바 있다. 마니아를 제대로 잡지 못한다면 다음 시즌도 없기 때문에 직접 입 밖으로 낸 우려다.
이처럼 연출가의 작지만 확실한 소망 덕분일까. '여고추리반'의 이번 시즌도 티빙의 효녀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공개 당일 기준 5주 연속 시청 UV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시즌 1과 비교했을 때 동일 주차 대비 최대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이며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채널A와 SKY채널이 공동 제작한 '강철부대2'의 경우 사이즈를 대폭 늘렸다. 시즌1에 참가했던 특전사(특수전 사령부), 해병대수색대, 707(제707 특수임무단), UDT(해군특수전전단), SDT(군사경찰특임대), SSU(해난구조전대)를 비롯해 SART(특수탐색구조대대), HID(국군정보사령부특임대)가 새롭게 이름을 올리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알렸다. tvN '어쩌다 사장2' 역시 가게에서 마트로 '확장 이전'하면서 본격적인 영업을 예고했다.
시즌제 성공을 위한 제작진의 고민
방송사에게 시즌제는 안전한 보험이다. 완성된 팬층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보다는 기존 포맷을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인 선택이다. 그러나 드라마들이 그렇듯 예능 역시 첫 번째 시즌 인기가 다음으로 직결되진 않는다. 연출진의 고심은 바로 여기서 불씨를 피운다. 익숙한 재미에서 신선함을 자아내는 것만큼 어려운 게 있을까. 하지만 이 어려운 과제를 해낸다면 매력적인 결과물이 따라온다. 스핀오프를 활용하면서 다양한 콘셉트로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삼시세끼'와 '꽃보다' 시리즈 등이 일련의 예시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다. 다수의 시즌제 작품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작보다 더 많은 재미를 위해 과한 장치를 이용하거나 기존 틀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본래 갖고 있는 틀에서 벗어나가는 건 기존 시리즈물이 아닌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내는 것과 같다. 정체성 유지를 위해서라면 어떤 요소를 비트는 것보다 이야기를 더 크게 확장시켜 나아가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세 프로그램 모두 고유 정체성을 유지하되 차별화를 겸비했다.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강점을 더욱 확대해 마니아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장치들로 유입을 이끈다는 점이다. 이에 국내 방송가에 시즌제 예능의 돌풍이 꾸준히 이어질지 즐거운 기대감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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