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보건의료정책과 환자관리팀 최신애 주무관
대구 신천지발 코로나 확산 초기 "하루하루가 전쟁"
병원 사정 훤해 병실 배정 탁월… 단톡방 50개 초대

대구시 최신애 주무관이 31번 확진자 입원부터 지금까지 2년간 긴박했던 환자 입원과 전원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준호 기자
"환자 목숨이 걸린 문제라 2년간 밤낮이 따로 없었어요."
대구시 오미크론 대응본부에서 근무하는 최신애(41·6급) 주무관은 지난 15일 오전 5시 긴급전화를 한 통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산모가 자궁문이 열려 구급차를 부르긴 했는데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지 몰라 신음만 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신생아 격리실을 별도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 병원으로 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수차례 전화를 돌려 병상을 마련한 그는 이날 오후에도 포화상태인 병실에서 또 한 명의 확진 산모 병상을 만들어냈다.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2020년 2월 19일 31번 확진자가 다녀간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뉴스1
대구시 보건의료정책과 환자관리팀 소속의 최 주무관이 확진자 병원 이송업무를 전담한 것은 2년 전, 대구에서 첫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때부터다. 2020년 2월17일 당직근무 중 31번 확진자를 대구의료원 음압병동으로 입원시킨 그는 권영진 대구시장, 감염병 관계자들과 뜬눈으로 밤을 새운 후 최종 양성 통보를 받은 18일 아침이 어제만 같다. "드디어 왔구나"라는 한마디를 시작으로 2년이 눈 깜짝할 사이 흘러가 버린 것이다.
2월 18일을 시작으로 대구에서 신천지 교회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최 주무관도 매일 새벽 3, 4시에 귀가해 쪽잠을 자고 출근하는 일상이 반복됐다. 병상 배정 업무도 하루하루가 전쟁이나 다름없었다.
2020년 5월쯤에는 투석치료를 받던 30대 남성이 확진 9일째 위중한 상태로 발견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전국의 상급병원을 뒤지다 3시간 만에 인하대병원에 빈 병상을 확보하고는 겨우 한숨을 돌렸다. 당시 중증으로 치료를 받던 70대 대구 확진자가 치료 후 재감염되면서 두 번이나 전북대병원으로 이송한 적도 있었다.
그는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정부 방역대책이 바뀌기 직전 상황도 위태했다고 진단했다. "지자체가 방역지침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힘들었다"는 그는 "지금은 확진세가 너무 가팔라 신경이 곤두선다"고 말했다.

대구시 최신애 주무관이 휴대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설된 코로나19 관련 단톡방을 보여주고 있다. 50여 개 단톡방에는 환자 관련 메시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준호 기자
최 주무관이 산모와 정신·요양병원 수용자, 장애인을 포함한 확진자 병원이송 베테랑이 된 것은 목숨이 걸린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병원과 소방, 보건소, 중대본, 방역행정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톡방 50여 개의 고정멤버다. 잠깐 환자 이송 업무를 처리하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면 어김없이 500개가 넘는 메시지가 빨간 숫자로 가득차 있다.
한밤에도 이송 업무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남편은 2년 꼬박 거실에서 따로 자고 있다. 최근에는 남편이 큰 수술을 받았지만 정작 그는 병원에 가지 못했다. 중2 딸도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는 형편이라 가족에게 늘 미안하다.

대구시 오미크론 대응본부 공무원들이 17일 재택치료와 병상배정 및 이송업무를 보고 있다. 전준호 기자
최신애 주무관은 "코로나19 확산 후 동료 모두가 '사람을 우선 살리고 보자'는 원칙 하나로 일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사라지는 그날을 앞당길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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