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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사건 왜 자꾸 터지나 봤더니… 내부통제 '구멍가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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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사건 왜 자꾸 터지나 봤더니… 내부통제 '구멍가게 수준'

입력
2022.02.16 22: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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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 이어 계양전기서도 수백억 횡령 사건
횡령 사건 벌어진지도 몰라...오스템 판박이
허술한 내부통제와 폐쇄적 일처리가 원인

계양전기

계양전기


오스템 임플란트(오스템) 횡령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코스피 상장사에서 수백억 원의 대규모 횡령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재무팀 직원이 회사 눈을 피해 돈을 횡령한 데다, 회사가 이번에도 늦게 알아채 '오스템 사건'의 판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명색이 상장사이면서도 제대로 된 내부통제망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 사태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횡령으로 인한 주식 거래 중단은 외부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밖에 없어 거래소가 상장 심사 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계양전기는 공시를 통해 "재무팀 직원 김모씨에 대한 횡령 혐의 고소제기 사실을 확인했다”며 "본건과 관련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횡령 규모는 245억 원으로, 자기자본(1,925억 원)의 12.7%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국거래소는 계양전기의 주식매매 거래를 즉시 중단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상장규정에 따라 계양전기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15영업일(다음 달 10일) 이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 여부가 결정된다. 전날 종가 기준 계양전기의 시가총액은 1,168억원이다.

주식시장 안팎에서는 국내 중소·중견 기업계의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상장사이면서도 직원 횡령 사실을 수개월 뒤에야 알아차리는 등 회계감사가 동네 '구멍가게' 수준으로 유지됐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오스템 임플란트

오스템 임플란트


계양전기 횡령사건도 외부감사인(삼일회계법인)의 자료제출 요구에 횡령 당사자인 재무 담당자가 자백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지, 회사 내부에서는 이를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계 책임자가 횡령을 저지를 시, 이를 막거나 감시할 시스템이 없었던 것이다. 오스템 역시 재무팀장이 횡령을 저질렀고 회사는 이를 수개월 뒤에 인지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회계를 한 사람이 책임지고 하다 보니, 횡령사건이 벌어져도 회사가 속수무책이었던 것 같다"며 "제대로 회계 감시망을 갖춘 기업은 복수의 관계자가 시차를 두고 회사 돈의 움직임을 파악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폐쇄적인 일처리 방식이 사태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통상 회사의 재무적 사안은 이사회를 거쳐 결정돼야 하는데, 회장이나 최고경영자(CEO)의 신임을 받는 재무 책임자가 일을 우선 처리하고, 이를 사후에 승인받다 보니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진다는 것이다. 잇따른 횡령사태에 회사 최고 경영자의 연루설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 연루설이 불거지자 오스템 측은 지난달 공개한 사과문을 통해 "재무팀장의 개인일탈에 의한 범행"이라고 반박하며 "이러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고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계양전기 역시 "주식거래 재개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고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민재용 기자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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