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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용수로 공사로 지반 균열"··· 불안에 떠는 아파트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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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용수로 공사로 지반 균열"··· 불안에 떠는 아파트 주민들

입력
2022.02.16 14:48
수정
2022.02.17 09:38
0 0

SK하이닉스 용수로 공사 인근 청주 D아파트
착공 후 담장 금가고 바닥 침하 등 위험 징후
주민들 "민가 없는 곳으로 관로 변경" 촉구

무분별한 파일 공사로 인근 아파트 바닥 침하와 균열을 불러 온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용수로 공사 현장. 아파트 건물과 불과 10여m 떨어져 있다. 주민 항의로 지난 11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소셜미디어 태희 제공

무분별한 파일 공사로 인근 아파트 바닥 침하와 균열을 불러 온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용수로 공사 현장. 아파트 건물과 불과 10여m 떨어져 있다. 주민 항의로 지난 11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소셜미디어 태희 제공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대기업 용수로 공사 때문에 아파트에 균열이 생기고 지반 침하가 진행되고 있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

16일 청주시 흥덕구 D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아파트 인근에서 배수로 설치 공사가 시작된 이후 아파트 담장에 금이 가는 등 단지 내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공사 현장은 아파트 담장 바로 아래 하천부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아파트 건물과의 거리래야 10여m에 불과하다.

이달 들어 파일 공사가 시작된 뒤에는 지반 침하 현상마저 생기고 있다. 파일을 땅속 깊숙이 박는 작업으로 진동이 심해지면서 곳곳에서 바닥이 내려앉았고, 보도블럭이 벌어지면서 5~8cm의 틈새가 생기기도 했다.

소음 공해도 심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한 주민은 “곳곳이 갈라지고 담장에 틈새가 생긴 걸 보면 지반 침하가 진행되는 것이 분명하다”며 붕괴 위험을 우려했다. 인근 한 상인은 “무분별한 파일 공사 때문에 건물이 흔들리기도 했다”고 불안해했다.

용수로 공사 이후 아파트 담장에 균열이 생긴 모습. 소셜미디어 태희 제공

용수로 공사 이후 아파트 담장에 균열이 생긴 모습. 소셜미디어 태희 제공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이런 위험한 공사를 벌이면서 사전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공사는 청주산업단지 내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 공업용수(하루 15만 9,000톤)를 공급하는 관로(길이 6.35㎞)설치 사업이다. 청주시가 SK하이닉스의 신규 생산라인에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발주했고, 시공은 토목 전문업체인 T건설이 맡았다. 준공 목표는 오는 6월말까지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첫 삽을 뜨기 전, 청주시와 시공사 어느 쪽도 주민설명회를 갖지 않았다.

D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공사 시작 전 업체 관계자가 관리사무소로 찾아와 배관을 하겠다는 말만 했다. 파일 공사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이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달 26일 터파기 공사 중 전기 선로를 건드려 변압기에 화재가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인근 500여 세대가 늦은 밤까지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

지반 침하로 아파트 단지내 보도블럭에 틈이 벌어진 곳을 D아파트관리사무소 관계자가 가리키로 있다. 소셜미디어 태희 제공

지반 침하로 아파트 단지내 보도블럭에 틈이 벌어진 곳을 D아파트관리사무소 관계자가 가리키로 있다. 소셜미디어 태희 제공



안전사고를 우려한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공사는 지난 11일부터 잠정 중단된 상태다.

청주시와 시공사측은 지난 14일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주민 대표들과 만나 피해 및 요구 사항을 청취했다. 주민들은 붕괴 위험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로를 아파트와 떨어진 공터로 변경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D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주민 대표들이 아파트에서 약 100m가량 떨어진 공원 쪽으로 수로를 옮기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그곳엔 민가가 없다”고 했다.

.청주시는 주민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오는 23일 주민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최대한 주민들과 소통해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파트 주민들이 향후 배수관 파손에 따른 아파트 지반 붕괴를 우려하는데, 해당 배수관은 두께 9mm의 강관이기 때문에 파손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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