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정책수석, 회고록 '안종범 수첩' 출간
"최근 수년간 눈물·고통·회한 들어 있는 수첩은 내 분신"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4년간 복역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책을 냈다. 안 전 수석은 17일 출간되는 회고록 '안종범 수첩: 박근혜 정부의 비망록'(조선뉴스프레스 발행)에서 '창조경제'를 제안한 2012년 대선부터 국정농단 사건의 전개, 1,791일간의 수감 생활을 상세히 밝혔다.
안 전 수석은 책에서 "2016년 11월 불어닥친 촛불 태풍을 우리 역사는 촛불혁명이라고 기록하고 있지만 일반인이 모르는 너무나 많은 진실이 촛불 속에 가려져 있다고 나는 믿는다"며 "내가 겪고 기억하는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앞으로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서울시립대와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낸 안 전 수석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청와대 경제수석, 정책조정수석을 맡아 박근혜 정부의 국방·외교·안보를 제외한 모든 정책을 총괄했다. 안 전 수석은 63권에 이르는 당시 업무 수첩을 바탕으로 한 재판 과정과 주변 상황, 인물들의 면면들을 책에 기록했다. 그는 이 수첩에 대해 "최근 수년간의 눈물과 고통, 회한과 아쉬움이 다 들어 있으니 나의 분신이라고 할 만하다"라고 적었다.
책에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을 알고 난 후의 자괴감과 박 전 대통령의 솔직한 사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데 대한 회한 등이 담겼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 지시가 적힌 수첩 내용이 대부분 최순실씨와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놀라는 과정이 계속됐다며 "'내가 참 바보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섬뜩할 정도로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사과문에 비선 실세 인정 내용을 담도록 끝까지 설득하지 못한 데 대해 "(설득이 성공했더라면) 국민에게 받을 비난은 약해졌거나 아니면 더뎌졌을 거라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썼다.
그는 에필로그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라는 명칭은 버리더라도 (중략) 문화를 산업에 융합시키는 경제 패러다임은 우리 경제가 세계 최고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출판사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4년의 복역 기간 내내 준비한 원고를 지난해 9월 출소 후 곧바로 준비해 출간했다. 그는 역사 앞에 진실만을 말하려 한 것으로,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두고 펴내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정치적 상황이나 셈법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고 출판사 측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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