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62개 단지 분양원가 추정 결과 발표
2015년 이후 분양가가 분양원가 앞질러
"대선후보들이 공공주택 개혁방안 내놔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0년간 경기도 아파트 단지 분양으로 얻은 수익이 1조2,000억 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추산 결과를 내놓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LH에 분양원가 공개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1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H가 2011년부터 경기도에서 분양한 62개 아파트 단지의 분양원가 추정 결과를 발표했다. 분양원가 중 토지비는 택지조성원가에 금융비용 및 제세공과금(조성원가의 10%)을 더해 산출하고 건축비는 기본형 건축비를 적용했다.
분석 결과 연도별 평균 분양원가는 2011년 평당 872만 원에서 2021년 1,053만 원으로 181만 원 증가했고, LH가 공개한 분양가는 같은 기간 874만 원에서 1,221만 원으로 347만 원 늘었다. 분양가가 분양원가보다 2배가량 더 뛴 셈이다. 62개 단지 전체로 보면 총 분양가가 총 분양원가보다 1조1,876억 원이 많은 걸로 계산됐다. 이것이 경실련이 LH의 분양수익 규모를 추정한 근거다.
경실련 추산 분양원가는 2011~2014년엔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낮았다가 2015년부터는 분양가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2014년 257억 원 손실이던 분양수익(분양가-분양원가)은 2021년 3,174억 원까지 늘어났다. 분양수익이 늘어난 배경으로 경실련은 "2015년 9월 박근혜 정부에서 토지공급가격 기준을 조성원가의 90~110%에서 시세를 반영한 감정가로 변경해 토지비를 올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오르자 LH가 건축비를 높게 책정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조사 대상 단지 62곳 중 48곳의 건축비가 국토교통부 고시 기본형 건축비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분양한 성남 고등 S3단지의 건축비는 평당 796만 원으로 당시 기본형 건축비 644만5,000원보다 152만 원(24%) 많았다. 30평 기준으로 환산하면 5,000만 원 이상 비싼 셈이다. 고양 지축 B1(2021년), 의정부 고산 S3(2020년), 하남 감일 B3(2018년)의 건축비도 각각 기본형 건축비보다 100만 원 이상 높다.
경실련은 LH의 공공주택 분양가 책정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LH는 분양가 심의도 자체적으로 구성한 심사위원회에서 진행해 제대로 된 분양가 적정성 검토를 기대할 수 없다"며 "원가 공개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정부와 LH가 택지비와 건축비를 부풀려도 소비자가 제대로 감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방 주택공기업은 분양원가를 공개하는데, 중앙 공기업인 LH만 관련 소송에서 모두 패소하고도 원가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며 "대선후보들이 LH의 분양원가 공개와 바가지 사전청약 중단, 공공택지 매각 중단 등 공공주택 정책 개혁 방안을 내놓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LH는 이와 관련, "LH 공공주택은 관련 법령에 따라 택지비, 기본형 건축비, 가산비로 구성되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시세 대비 저렴하게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으며, 개발이익이 발생할 경우 공공임대 건설·운영, 지역균형발전 등 공익적 목적의 다양한 사업에 재투자하여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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