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결사곡'이다. 유례없는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지만 기대감과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 특히 배우 3명의 이탈은 몰입감을 와해시키는 요소로 작용되리라는 예상이 크다. 메가폰을 잡은 감독도 변경되면서 앞서의 톤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존재한다. 과연 '결사곡'이 시청자들의 걱정을 딛고 무사히 시청률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오는 26일 첫 방송되는 TV조선 새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3'(이하 '결사곡3')는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두 번째 시즌에서 전국 시청률 16.6%, 분당 최고 시청률 17.2%를 기록하며 TV조선 드라마의 새 역사를 썼지만 잡음도 컸다.
'결사곡' 시리즈는 '보고 또 보고'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등으로 이른바 '막장드라마'의 대모라 불리는 임성한 작가가 6년 만에 복귀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압구정 백야'로 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돌아왔다. 파격적인 소재는 여전했다. 이제는 '임성한 월드'의 시그니처로 자리잡은 유령의 등장도 전파를 탔다. 시청자들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방대한 세계관을 욕하면서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불륜에도 당당한 유부남의 읍소도 타 드라마들의 추종을 불허했다. 특히 신기림(노주현) 원혼에 빙의된 손녀가 김동미(김보연)에게 고함을 지르는 장면은 시리즈 내 가장 충격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이처럼 현실성을 전혀 담지 않은 황당한 이야기들이 매회 전파를 탔다. 특히 시즌2의 엔딩에 대중의 반응도 갈렸다. 세 커플의 파트너 교환을 끝으로 시즌이 마무리됐다. 이에 배우들도 당황스러운 마음을 밝힌 바 있다. 이태곤은 한 인터뷰를 통해 "엔딩에 대해 잘 몰랐다. 황당했다. 배우들도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있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 때문이었을까. 시즌3을 앞두고 배우진의 하차 소식이 전해지며 드라마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극중 큰 입지를 담당했던 성훈 이태곤과 김보연이 빠지고 시즌 1, 2를 연출한 유정준 감독까지 하차를 알렸다. 돌아오는 시즌3에서는 권혁종 강신효 이혜숙이 맡는다. 아울러 오상원 PD가 메가폰을 잡게 됐다.
기존 배우와 연출진이 빠진 만큼 '결사곡3'은 큰 숙제를 안게 됐다. 막장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몰입감'이다. 두 시즌을 거치면서 시청자들은 켜켜이 쌓여가는 캐릭터의 서사를 이해하게 됐다. 배우 본체들의 열연도 보는 이들의 감정이입을 더했다. 가령 성훈의 경우 '나 혼자 산다' 등 예능 이미지를 단숨에 벗으면서 지질한 불륜남으로 극을 이끌었다. 김보연 역시 예측할 수 없는 시모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여주인공들을 더욱 가련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새 얼굴이 기존 인물을 입는다는 것은 지금껏 쌓아왔던 몰입도를 한순간에 무너트리게 할 수 있다. 앞서 '모범택시'의 이나은, '달이 뜨는 강' 지수, '날아라 개천용' 배성우 등이 불미스러운 일로 하차하면서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한 것도 비슷한 사례다.
사라진 이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선 상당한 연기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결사곡'의 새로운 얼굴들이 어떻게 괴리감을 극복할지 지켜보는 눈들이 많다. 주역들의 교체는 결국 '결사곡3'이 넘어야 할 큰 산이 됐다. 이유가 어떻게 됐든 '결사곡' 입장에서는 뼈아픈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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