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최민정(24)이 해냈다. "'한바퀴만 더'라는 아쉬움을 이번에는 넘어서겠다"며 단단한 각오를 밝혔던 최민정은 결국 자신의 주종목 1,500m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눈물이 아닌 해맑은 미소만을 지었다.
최민정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1,500m 결선에서 2분17초789를 기록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넉넉한 격차로 결승선을 통과한 최민정은 드디어 해냈다는 듯 두팔을 흔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1,000m 은메달을 따낸 뒤 눈물을 흘리며 보였던 아쉬움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은메달은 2분17초862를 기록한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 동메달은 2분17초865를 기록한 쉬자너 스훨팅(네덜란드)이 차지했다.
이날 최민정은 첫 레이스부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는 준준결선에서 3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선 뒤 압도적인 격차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준결선에서도 마지막 3바퀴를 남기고 순식간에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후 접촉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듯, 다른 선수들과 3m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질주했고 올림픽 신기록(2분16초831)을 세우며 레이스를 마쳤다.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베이징 대회에서 은메달 2개와 금메달 1개를 목에 건 최민정은 이날 올림픽 동계종목 한국인 최다 메달 타이 기록을 거머쥐었다. 전이경(금4·동1) 박승희(금2·동3·이상 쇼트트랙) 이승훈(금3·은2·스피드스케이팅)과 같은 5개다.
앞서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은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남자 계주에서 올림픽 메달을 따낸 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황대헌(23) 박장혁(24) 이준서(22) 곽윤기(33)로 구성된 대표팀은 결선에서 6분41초69을 기록,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장혁 곽윤기 이준서 황대헌 순으로 달린 대표팀은 선두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18바퀴를 남기고 캐나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치열하게 캐나다와의 간격을 좁혀갔지만 곽윤기는 마지막 주자 스티븐 뒤부아를 추월하진 못했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메달로 장식한 곽윤기는 "기대 만큼 (금메달을) 못 따온 것 같아서 일단 죄송한 마음이 크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준 우리 후배들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는 4명이 하지만 5,000만 국민 모든 분이 함께 뛴다는 마음 하나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뛰었다. 여러분 끝까지 같이 뛰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장혁은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개인전에서 스케이트날에 손을 다쳐 11바늘을 꿰맸지만 포기하지 않고 남은 경기를 소화했다. 뜨거운 투혼은 은메달로 돌아왔다. 이준서도 첫 올림픽에서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에 힘을 보탰다.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낸 황대헌은 남자 계주에서도 메달을 추가하며 대표팀 에이스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그는 "다들 아쉬워하겠지만 너무 좋은 동료들 만나서 값진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색깔보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줘서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는 끝을 맺었다. 대표팀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2개(남자 1,500m, 여자 1,500m) 은메달 3개(남자 5,000m 계주, 여자 3,000m계주, 여자 1,000m)를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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