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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발견·폭발에 …장항습지 품은 한강하구 '낚시통제구역'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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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발견·폭발에 …장항습지 품은 한강하구 '낚시통제구역' 지정

입력
2022.02.16 14:00
수정
2022.02.16 14: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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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지뢰 폭발 사고에 생태관광 사업 중단
시민 안전 위해 전 구간 낚시 금지구역 지정

한강하구 고양 장항습지. 고양시 제공

한강하구 고양 장항습지. 고양시 제공

세계적인 생태자원인 장항습지를 품은 한강하구가 그 명성과 달리 지뢰 위험구역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다양한 생물종 서식지로 보존 가치를 인정받지만, 이면에는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불발 지뢰 탓에 빛이 바래는 분위기다.

16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 가양대교 인근부터 파주 경계지점까지 한강하구 전 구간(22㎞)을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잇단 지뢰 폭발 사고로 인명 피해가 이어지자 출입을 제한한 것이다.

2020년 7월 70대 낚시객이 김포대교 아래 수변지에서 자리를 찾던 중 상류에서 유실된 불발 지뢰가 폭발, 중상을 입은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50대 남성이 장항습지 환경정화작업 중 지뢰가 터져 발목을 절단하는 등 한강하구에선 지뢰 사고가 이어졌다. 2020년 9월 17일과 28일엔 한강 대덕생태공원과 행주산성역사공원 인근에서 M14 대인지뢰가 연이어 발견되기도 했다.

연이은 사고로 고양시의 장항습지 생태관광지 조성 사업은 중단됐다. 고양시는 지난해 5월 장항습지가 국내 24번째 람사르습지로 공식 인정되자, 장항습지 육성계획을 마련해 추진해왔다.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 흰꼬리수리, 재두루미 등 천연기념물과 붉은발말똥게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등 생명체 1,000여종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 한강하구가 지뢰위험구역으로 내몰린 데는 지리적 위치가 결정적이다.

고양시가 지난달 24일 한강 하구 전 구간을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고양시 제공

고양시가 지난달 24일 한강 하구 전 구간을 낚시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 고양시 제공

고양시와 고양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한강하구는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과 가까워 폭우로 강물이 불어나면 유실된 M14 지뢰 등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한강하구에서 발견된 지뢰는 장마철에 전방과 연결된 한강 상류나 임진강 범람으로 흘러들어왔다는 게 정설이다. 만조기에 바닷물에 밀려 습지나 바위 틈에 남게 되는 지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발목지뢰로 불리는 M14 지뢰는 플라스틱 재질이라 군 당국의 금속탐지기로도 발견이 어려워 제거 작업이 쉽지 않다. 한강하구의 지리적 특성상 늘 지뢰로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폭우로 물이 불어날 때마다 유실 지뢰가 일반인 출입이 잦은 한강변 생태공원이나 탐방로, 둔치 등으로 밀려올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 때문에 낚시통제구역 지정 조치보다 강력한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고양시가 람사르습지 등록에 치중한 나머지 시민 안전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며 “지뢰 문제 책임을 군당국에만 맡길 게 아니라, 군 당국과 함께 대대적인 지뢰 실태 조사 및 제거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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