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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거래 실종에 문 닫는 중개업소..."봄 이사철 기대감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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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거래 실종에 문 닫는 중개업소..."봄 이사철 기대감도 없어요"

입력
2022.02.15 19: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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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사무실 양도' 문의 급증
중개업소 개업 건수 8년 만에 최저
"온라인 플랫폼에 '반값 수수료'까지 악재 겹쳐"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급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급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역대급 '거래절벽'이 이어지며 부동산 중개업계에도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신규 개업 건수는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사무실 양도 문의는 쌓이고 있다. 온라인 기반 중개 플랫폼들의 사세 확장이 거세지고 '반값 수수료' 개편안까지 자리 잡으면서 다가오는 봄 이사철에 대한 기대감마저 꺾인 분위기다.

15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사이트 내 '중개사무소 매매(양도)' 페이지에 등록된 매물은 총 666건이다. 지난달(580건)이나 지난해 12월(488건)의 한 달간 등록 건수를 이미 훌쩍 넘어섰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통상 2월은 신학기 이사철을 넘긴 뒤 사무실을 빼려는 중개사들이 미리 매물을 내놓는 시기"라면서도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도 이달 매도 수요는 평년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 폐·휴업 현황. 그래픽=박구원 기자

공인중개사 폐·휴업 현황. 그래픽=박구원 기자

개업 건수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전국 공인중개사 개업은 1만6,806건으로 2013년(1만5,816건) 이후 최저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 발표 여파로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급감했던 2019년(1만6,916건)보다도 적다.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된 영향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거래는 6만9,439건으로 2020년 12월(17만2,359건)보다 60% 가까이 줄었다. KB부동산이 전국 4,000여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파악한 지난달 매매거래동향 지수는 3.2로 2008년 12월(1.7)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해당 지수는 0~200 범위에서 100을 넘어야 거래가 활발하다는 의미로, 한 자릿수는 거래 가뭄 수준을 뜻한다.

업계 입장에서는 지난해 10월 시행된 정부의 '반값 복비' 정책도 악재다. 매도·매수자의 중개수수료 부담은 완화됐지만 거래절벽에 직면한 중개업소들의 형편은 더욱 어려워졌다. 서울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한 달에 한 건 계약하면 다행인 마당에 중개보수까지 깎아버리니 이사철 호재는커녕 전기세 내는 것도 버겁게 됐다"고 토로했다.

거래절벽이 해소돼도 당장 중개업소의 '기사회생'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자격증 소지자가 이미 과포화 상태인 데다가 온라인 기반의 신생 중개 업체 몸집이 무섭게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반값 수수료'를 내세운 다윈중개는 지난해 8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 후 반 년 만에 누적매물과 회원수가 각각 3.5배, 5배 증가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도 지난해 비대면 계약 서비스 모델을 발표하면서 중개업 진출을 예고한 바 있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대선 이후 당선자의 공약에 따라 위축된 중개업 시장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자격증 소지자가 개업 공인중개사의 네 배가 넘고 온라인 중개 서비스가 확장되는 최근 추세는 전통적 중개업계에 위협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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