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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가 3만원, 공장 출고가 4,5만원 튀김유… 가맹점엔 9만원에 공급

입력
2022.02.16 1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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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공화국의 속살]
치킨 한 마리에 1500원어치 기름 포함
"bhc, 기름 장사로 가맹점에 과도한 마진"

bhc는 전용 튀김유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사용한다. 15㎏ 기름 한 통 당 치킨 60마리를 튀긴다. 배우한 기자

bhc는 전용 튀김유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사용한다. 15㎏ 기름 한 통 당 치킨 60마리를 튀긴다. 배우한 기자

9만750원.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로 치킨을 튀기는 bhc 가맹점들이 본사에서 구매하는 15㎏ 벌크 제품 가격이다. 벌크 한 통이면 보통 치킨 60마리를 튀길 수 있다. bhc 가맹점에서 튀겨서 나오는 치킨 한 마리에는 1,500원어치의 기름이 들어가 있는 셈이다. 박리다매로 돈을 버는 가맹점주 입장에선 이 정도 가격이면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렇다면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는 원래부터 이렇게 비싼 기름이었을까. 수입가는 도대체 얼마이고, 어떤 유통 단계에서 가격이 오르는 걸까. 한국일보가 기름의 유통 과정과 마진율을 추적해 봤다.

수입가: 2만8,000~3만원

15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관세청 수출입무역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식용유 가공업체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원유 1㎏ 수입가격은 △2017~2019년 1.18달러 △2020년 1.21달러 △2021년 1.51달러다. 이를 원달러 환율과 관세를 고려해 계산하면, 정제되기 전 원유 15㎏ 가격은 2만8,000원에서 3만 원 사이로 추정된다. 이는 관세청에 신고된 수입국별 수입금액과 중량을 토대로 평균값을 추산한 수치다.

우리나라에선 식용유 원유를 100% 수입하고 있으며, 3분의 2가량은 스페인과 우크라이나 산이다. 원유는 해외 원유사 → 딜러(벤더 회사) → 국내 식용유 가공업체 → 유통업체(프랜차이즈 본사 및 대리점) → 소매점(프랜차이즈 가맹점 또는 대형마트)으로 이어지며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식용유 가공회사들은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1㎏을 딜러에게 1.6~1.8달러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가공 공장 출고가: 4만~5만원

원유가 수입되면 정제 과정을 거친다.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는 해외에서 1차 정제됐지만 국내 공장에서 추가 가공된다. 공장에선 탈검(불순물 제거), 탈색(색소 제거), 탈산(유리지방산 제거), 탈취(냄새 제거) 작업이 진행된다.

식용유 가공업계 관계자는 “식용유 정제 가공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큰 장치산업이라 정확한 가공비용을 추산하기 어렵지만, 공장 출고가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50%가 원재료 비용이고 30%가 가공비용”이라고 말했다. 식용유 가공업계에선 통상 7~10%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데, 마진이 포함된 공장 출고가는 15㎏ 벌크 제품 기준으로 4만~5만 원 정도다. 이 가격으로 프랜차이즈 본사가 기름을 구입한다는 의미다.

bhc 가맹점 구매 가격: 9만원

bhc 전용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 치킨이 튀겨지고 있다. 배우한 기자

bhc 전용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에 치킨이 튀겨지고 있다. 배우한 기자

프랜차이즈 본사는 식용유 가공업체에서 구입한 가격에 마진을 붙여 가맹점에 공급한다. 파리바게뜨는 7만 원대에, bhc는 9만 원대에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가맹점에 판매한다. 결국 유통 채널을 거칠 때마다 붙는 마진이 점점 불어나면서, 3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수입된 기름이 닭을 튀기는 가맹점주에게는 9만 원 이상에 공급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회사들이 ‘채널’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기름에 붙이는 마진이 적지 않다"며 "프랜차이즈 본사는 20%, 대형마트는 33%, 오픈마켓은 28% 정도의 마진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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