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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올해 전기차 20만대 보급"…실현 가능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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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올해 전기차 20만대 보급"…실현 가능성은 '글쎄'

입력
2022.02.15 20: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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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전기차 보급 목표, 지난해 2배
인천, 경기, 서울 등 전국 지자체 모두 상향
국내 전기차 총 생산 23만대…3분의 2 수출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공급 차질 우려

올해 국내 전기차 보금 목표

올해 국내 전기차 보금 목표

최근 전국 지자체들이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를 대폭 끌어올려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그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국내 전기차 생산, 판매 여건을 고려하지 않는 비현실적인 목표이자 상징적 구호에 그친다는 것이다.

15일 17개 광역 시·도와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전기차 보급 목표는 20만7,500대에 달한다. 지난해(10만427대)보다 2배로 늘어난 규모다.

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인천시다. 작년(5,623대) 대비 110% 늘어난 1만1,816대 보급을 목표로 설정했다. 경기도는 전년(1만7,523대)보다 두 배 가까운 3만3,902대를 목표로 잡았다. 이 외에도 서울시 2만7,000대, 경남도 1만 대, 경북도 9,155대, 대구시 6,191대, 부산시 5,924대, 제주도 5,500대, 광주시 2,819대 등 전국 광역 지자체 모두 지난해보다 보급 목표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서울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제는 이 같은 거창한 목표를 국내 전기차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설정했다는 데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총 23만2,563대, 이 중 3분의 2는 수출됐다. 내수 시장에 판매된 전기차는 7만6,259대(32.8%)에 그쳤다. 이는 ‘5년 내 40만 대 보급’을 목표로 설정한 서울시가 매년 공급할 물량과 맞먹는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긴 하겠지만, 서울시가 목표대로 올해 7만 대를 쓸어 담는다면, 나머지 지자체는 모두 수입 전기차로 충당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 역시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대차ㆍ기아의 전기차는 전량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다.

전기차 수출이 내수 판매보다 많은 이유는 국내보다 더 높은 해외 판매 가격과 선진국의 환경규제가 꼽힌다. EU의 경우 2020년부터 유럽 내 완성차 기업에 대당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95g/㎞으로 제한하고, 초과 시 1g/㎞당 95유로(약 13만 원)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아직은 압도적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내연기관 차의 해외 판매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탄소배출 ‘제로’의 전기차를 더 많이 섞어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방향 화성휴게소에 위치한 현대차 초고속 전기차 충전서비스(E-pit)에서 아이오닉5와 EV6을 충전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방향 화성휴게소에 위치한 현대차 초고속 전기차 충전서비스(E-pit)에서 아이오닉5와 EV6을 충전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도 각 지자체 목표 달성의 걸림돌이다. 반도체 부족으로 전기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경기도는 보조금 신청을 완료했지만, 공급 부족으로 목표(2만2,785대)보다 1,387대 적게 보급했다. 인천 대전 광주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등 대부분 지자체도 같은 이유로 보급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10여 종의 전기차 출시가 예고돼 있지만, 생산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의 10%를 전기차로 구성하고, '수송부문 탄소중립' 정책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맞춰 목표를 설정한 것”이라며 “충전 인프라 확충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신차 시장 규모는 약 180만 대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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