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법영상 분석 결과 지난달 14일 새벽
장계교차로 인근 도로변서 촬영된 듯"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게재됐던 길고양이 학대 영상이 충북 옥천군의 한 도로변에서 촬영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영상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게재됐던 살아 있는 길고양이를 불에 태운 학대 영상이 영상 정보를 분석한 결과 충북 옥천군에서 촬영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잔혹한 영상을 올렸던 게시자는 IP 주소(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를 식별하는 번호) 추적이 어려운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했다며 수사망을 피해 갈 거라 장담했었다.
손수호 변호사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중요한 단서는 동영상 자체에 있다"며 황민구 법영상분석연구소 소장의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학대 영상은 한국 시각으로 지난달 14일 오전 2시 38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상 정보에 기록된 협정세계시(UTC) 2022년 1월 13일 오후 5시 38분을 한국시간으로 변환한 결과다. 촬영도구는 아이폰13 프로맥스라는 것.
촬영장소는 북위 36도 22분 22초, 동경 127도 37분 41초. 주소로 바꾸면 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교차로 부근이다. 손 변호사는 "37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나오는 교차로"라며 "도로에서 촬영했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보면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던 단서들이 보인다"고 했다.
"도로변에 차 세우고 조수석으로 가린 다음 범행한 듯"
'북위 36도 22분 22초, 동경 127도 37분 41초'를 검색하면 충북 옥천군 장계교차로 부근이 나타난다. 구글 지도 화면 캡처
손 변호사는 학대 영상을 재생하면 왼쪽 상단의 하얀색 실선이 가드레인으로 추정되고, 오른쪽엔 자동차 문 안쪽 면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도로변에 차를 세워 놓고 조수석 문을 열어서 가린 다음 학대 영상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상 정보가 조작됐을 가능성은 없을까. 영상을 분석한 황 소장은 조작 가능성을 낮게 봤다고 한다. "조작할 정도의 치밀함을 갖고 있었다면 메타데이터(영상 정보)를 지워버리지 않았겠나"는 게 황 소장의 의견이다.
영상이 지나치게 잔혹하다는 점에서 해외 사이트 영상을 퍼 온 것 아니냐는 주장도 앞서 제기됐다. 그러나 손 변호사는 영상 전문가의 분석 외에도 영상 촬영지가 우리나라라는 정황이 충분히 포착됐다고 전했다. 그가 지목한 것은 사각 플라스틱 용기. 그는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두부 용기거나 치킨 무 용기로 추정된다"며 "포획틀도 온라인에서 3만 원이면 살 수 있는 뉴트리아 포획틀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사건 수사 중
디시인사이드 '야옹이 갤러리' 폐쇄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동의 인원이 15일 오후 1시 15만 명을 넘겼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해당 학대 영상은 지난달 28일 디시인사이드 야옹이 갤러리에 게재됐다. 작성자는 추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취지에서 'VPN 테스트'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영상 게시자가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13일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경찰서 등 타 경찰서가 접수한 사건도 병합해 집중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학대범 엄벌은 물론 학대를 조장하는 갤러리를 폐쇄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이날 오후 1시까지 15만여 명의 동의 인원을 모았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학대범에 1,000만 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손 변호사에 따르면 동물을 죽이는 학대 행위의 경우 법정형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 외의 학대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는 "2019년 고양이 꼬리를 잡아서 땅바닥에 여러 번 내리친 '경의선 숲길 자두사건'의 경우 (학대자가) 징역 2년 6개월 실형이 나왔다"면서도 "하지만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학대의 유형·강도·횟수·반복성 등에 따라서 구체적인 형량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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