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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 어깨를 누를 인구문제라는 짐

입력
2022.02.15 20:00
수정
2022.03.08 10:0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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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하고 체계적 인구문제 정책 절실
대상, 방법, 시계, 추진체계 숙고 필요
긴 안목 '인구정책 거버넌스' 만들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왼쪽부터)가 11일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 앞서 리허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통령 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사회의 중요 현안 가운데 하나인 인구문제에 관한 각 후보의 공약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청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선거전의 속성상 유권자가 쉽게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는 굵직한 정책들을 제시하는 것이 불가피하겠지만, 적어도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좀 더 체계적이고 세밀한 정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를 좀 더 세밀하게 따져야 할 것이다. 청년, 여성, 노인 등으로 분류된 인구집단 내에는 매우 이질적인 사람들이 섞여 있다. 이들이 처한 여건은 동일한 정책 대상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상이하고 따라서 정책의 효과도 다르다. 예컨대 근래의 연구들은 아동 대상 현금지원이 소득 중상위 계층의 출산율을 주로 높이는 한편, 저소득층 아동의 건강과 인적자본 형성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보여준다. 주택 정책이나 일자리 정책도 일부 계층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정책효과의 계층별 이질성을 잘 파악해 맞춤형 방안을 마련해야 정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둘째, 어떤 정책을 써야 할지를 좀 더 넓은 시각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얼핏 관계가 없어 보이는 여러 정책들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서로 보완하거나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최근 연구는 육시설의 양적ㆍ질적 공급이 많은 지역에서만 보육료 지원이 출산율과 여성 노동 공급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음을 보여준다. 어떤 정책은 여러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효과를 얻기도 한다. 자녀를 가진 여성에 대한 지원이 출산율 감소를 완화하는 것을 물론, 여성의 경제활동을 늘리고 아동의 인적자본 발달을 촉진함으로써 인구변화의 파급효과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그 예다. 다양한 방안들의 간접적ㆍ장기적 효과와 서로의 보완 관계를 잘 파악해서 적절한 정책 조합을 찾는 작업이 요구된다.

셋째, 언제 정책의 성과가 나타날지를 좀 더 명시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각각의 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얻을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상이하다. 예컨대 최근 도입된 아동 대상 현금지원 정책은 비교적 빠르게 시행해 단기적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인 반면, 청년의 일자리와 주거 여건을 개선하는 정책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장기적ㆍ근본적인 해법일 수 있지만 언제 그 결실을 얻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각 정책의 시행에 필요한 사회적 합의, 법과 제도의 개정, 인력 공급이나 인프라 구축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단기 대책과 장기 대책을 조화롭게 마련해야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시기 혹은 세대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넷째, 어떻게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지를 좀 더 깊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과거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인구대응 정책은 다양한 분야와 정부부처의 업무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조정과 조율이 어렵다.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안들이 많기 때문에 임기가 한정된 담당자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연구와 조사에 있어서의 분야 간, 정부부처 간 칸막이도 장애가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인구정책 거버넌스를 재정비하고 정책 수립을 뒷받침할 연구 인프라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년 동안 모든 정부의 중요 현안이었던 인구문제는 이제 더 무거운 짐이 되어 곧 선출될 신임 대통령과 정부의 어깨 위에 놓일 것이다. 아무쪼록 새 정부가 5년 뒤 인구문제 해결의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듣게 되기를 희망한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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