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마리나호텔 경영난으로 매각
유명 대형 나이트클럽도 문 닫아
부지엔 주상복합건물 건립 예정
수십 년간 제주관광의 상징이었던 유명 호텔과 나이트클럽 등이 문을 닫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난이 이어지면서 결국 백기를 들었고, 이곳에는 주상복합건물이 대신 들어설 예정이다.
우선 40년 넘게 제주 관광의 상징이었던 제주칼(KAL)호텔이 수년간 이어진 영업손실에 더해 코로나19로 호텔 경영이 더욱 악화되면서 매각을 결정했다. 제주칼호텔은 1974년 지하 2층, 지상 19층(72m) 규모로 건립됐고, 이후 40년 넘게 제주를 대표하는 특급호텔로서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한 2014년 롯데시티호텔 제주(22층·89m)이 들어서기 전까지 40년간 제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명성을 이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는 최근 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고 4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제주칼호텔 영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칼호텔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적자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에는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영업손실액만 238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상환해야 할 차입금이 2,358억 원에 달한다.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제주칼호텔 부지는 1만2,525㎡이다. 제주칼호텔 인수 협상을 벌이는 서울 소재 한 부동산개발업체는 이곳에 주상복합 건물을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칼호텔 매각 과정에서 직원 고용 문제로 갈등도 빚고 있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로 이뤄진 ‘제주칼호텔 매각 중단을 위한 도민연대’는 호텔 매각 중단과 고용보장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칼호텔 노조 측은 “매각을 위해 사실상 폐업을 통보해왔다. 지난해 9월 초 처음 매각 사실이 알려진 뒤 지역사회가 고용보장 없는 매각 반대 입장을 밝혀왔지만 한진그룹은 제주칼호텔 매각을 강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제주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마리나호텔도 철거돼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선다. 1990년 마리나호텔을 인수한 운영사인 A개발은 최근 호텔 부지 2,360.4㎡와 웨딩홀이 위치한 맞은편 1,324.4㎡ 부지 전체를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했다. 호텔과 웨딩홀 운영은 5월쯤 중단한다. 1983년 문을 연 마리나호텔은 제주공항 인근 대도로에 위치해 인근 사거리가 ‘마리나호텔 사거리’로 불릴 정도로 제주를 대표하는 호텔 중 한 곳이었다.
제주도내 야간 관광·유흥업소를 대표하던 제주시 연동 한 나이트클럽도 최근 제주시에 폐업 신고했다. 소위 ‘지붕이 열리는 나이트클럽’로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던 이 곳은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2년간 문을 열지 못하다가 결국 폐업했다. 이곳에도 주상복합용 건물 신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경영상 어려움으로 휴업하는 호텔들이 늘었다”며 “특히 중국인관광객이나 수학여행단 등 단체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했던 제주시내 소규모 관광호텔들을 중심으로 예약률이 크게 감소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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