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센스'가 지난 11일부터 대중을 만나고 있다. 이 작품은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으로 한국 드라마 열풍을 일으켰던 넷플릭스가 제작 단계부터 참여한 국내 첫 오리지널 영화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많은 이들이 '모럴센스'가 넷플릭스의 K-콘텐츠 흥행 역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모럴센스'는 모든 게 완벽하지만 남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지후(이준영)와 유능한 홍보팀 사원 지우(서현)의 아찔한 취향 존중 로맨스를 담은 영화다. 다양한 성적 취향이 소개되고, 인물들은 주변의 시선에 맞서며 사랑을 찾아나간다.
지후가 복종을 즐기는 서브미시브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지우는 그의 '주인님'이 돼 주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은밀한 만남을 가진다. 지후는 성향 탓에 받았던 마음의 상처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지우는 그를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만남이 거듭되고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의 심리적 거리는 조금씩 좁혀진다. 서현이 '모럴센스'의 온라인 제작보고회에서 했던 말처럼 지우와 지후는 다름을 지적하고 외면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맞춰간다. 지후의 전 연인, 회사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이들은 상대의 마음을 보듬으며 성장한다.
'모럴센스' 향한 호평과 혹평
'모럴센스'는 파격적인 소재로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로맨스라는 지극히 무난한 틀 속에서 성적 취향에 대해 파격적으로 다룬다. 인물들의 행동은 과감하고, 이들의 성향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들이 여러 가지 등장한다. 지우와 지후의 이중생활은 관객들에게 짜릿함을 안겨준다.
반듯한 이미지의 소유자인 서현과 이준영의 파격 변신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플레이 장면에서의 두 사람은 관객들에게 새로움 그 자체인 모습을 선보인다. 지후와 지우의 달콤하면서도 아슬아슬한 케미스트리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물론 아쉬움을 드러내는 관객도 존재했다. 인물들의 오글거리는 대사와 과장된 태도는 일부 대중이 거부감을 갖게 만들었다. 장소나 함께 있는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을 표현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어려웠다. 이에 네티즌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뭔가 오글오글했다" "남자 주인공이 강아지처럼 짖는 걸 보고 오글거려서 껐다" 등의 글을 남겼다.
첫 오리지널 영화 성적 어떨까
호평과 혹평이 공존하는 상황 속, '모럴센스'의 성적은 어떨까. 국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들의 흥행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이 작품은 세계 랭킹 10위 안에 안착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모럴센스'는 지난 13일을 기준으로 넷플릭스 영화 부문에서 전 세계 7위에 올랐다. 12일에는 8위를 차지했다.
'모럴센스'에 앞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지금 우리 학교는'은 13일 2위를 차지했다. 이 드라마는 지난달 28일 공개됐으며, 지난 12일까지 15일 연속으로 TV쇼 부문에서 전 세계 1위의 자리를 유지했다. '오징어 게임'은 53일 동안, '지옥'은 11일 동안 순위에서 정상을 차지한 바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모럴센스'처럼 내용의 신선함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세계인들이 K-드라마의 매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 속, '모럴센스'는 한국 영화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지만, 이 작품은 넷플릭스가 선보이는 국내 첫 오리지널 영화임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는 한국 영화계가 전 세계 관객들을 만족시킬 준비를 마쳤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K-콘텐츠를 다양한 국가에 선보이고 있는 넷플릭스 측도 한국 콘텐츠의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 강동한은 '넷플릭스 2022년 한국 콘텐츠 라인업 발표 및 비대면 화상 Q&A'에서 "넷플릭스가 관심을 갖기 전부터 한국 콘텐츠는 훌륭했다"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전 세계 7위를 차지한 '모럴센스' 역시 특유의 신선함으로 K-콘텐츠의 흥행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는 듯 보인다.
물론 아직 만족하기엔 이르다. '모럴센스' 이후로도 많은 작품들이 다양한 국가의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파격성과 신선함으로 무장한 K-콘텐츠를 향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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